"LG가 목동구장에만 오면 고생을 하네요".
올 시즌 LG 트윈스는 25경기에서 19개의 실책을 기록하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21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실책이다. 그중 9개가 넥센전(목동구장 5개)에서 나왔다. 넥센만 만나면 꼬이는 LG가 여기에서 비롯됐다.
대표적인 경기가 지난 10일 목동 넥센전이었다. LG는 이날 팀 실책 4개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1회 3루수 정성훈의 실책으로 선두타자를 내보냈다. LG는 1-1로 맞선 6회 2루수 서동욱의 실책, 유격수 오지환 실책이 연이어 나와 결승점을 내준 뒤 다시 중견수 송구 실책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홍원기 넥센 수비코치는 "LG가 지난해에도 목동구장에서 4개 실책을 했다. 징크스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유독 목동에서 많은 실책을 하는 것 같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실제로 지난해 LG는 목동구장에서 두 차례(5월 14일, 9월 29일)나 실책 4개를 기록하며 시즌 최다 실책 기록을 세웠다. 그해 LG가 넥센을 상대로 기록한 실책 18개 중 12개가 목동구장에서 나왔다. LG는 지난해 97개의 실책으로 롯데(106개) 다음 가장 많은 실책을 기록했다.
LG 선수들이 유독 목동구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천연잔디인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는 LG이기 때문에 인조잔디인 목동구장에 적응할 수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잠실, 문학구장, 사직구장을 제외한 4개 구장(광주는 지난해 인조잔디)이 인조잔디를 깔고 있기 때문에 이유가 될 수 없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LG 수비코치를 맡았던 염경엽 넥센 작전주루코치는 "LG가 목동구장에만 오면 고생을 한다. 팀이 넥센을 만나면 유독 잘 안풀리니 선수들도 다른 때보다 부담이 더 해서 그럴 수 있다"며 LG의 '목동 고난'을 바라봤다.
LG는 10일 4개의 실책 끝에 1-2로 패하며 올 시즌 넥센에 1승4패를 기록했다. 이날 수 차례의 호수비를 선보인 넥센과 비교돼 더욱 아쉬운 경기였다. 슬슬 지난해(7승12패)의 넥센발 악몽이 서서히 떠오르는 LG. 넥센을 잡기 위해 필요한 것은 부담을 빨리 털어내는 집중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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