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구장에서 다시 롯데를 만난다.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11일 청주 롯데전에 시즌 6번째로 선발등판한다. 올해 박찬호는 5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하고 있다. 퀄리티 스타트 3차례와 함께 27⅔이닝 동안 홈런을 1개밖에 맞지 않았다. 가장 규모가 작은 청주구장에서 힘있는 롯데 타선을 만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한판이다.
박찬호는 이미 시범경기에서 롯데를 상대한 바 있다. 지난 3월21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에서 롯데를 상대로 3⅓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한 투구를 보였다. 황재균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 투런 홈런을 맞으며 공식경기 첫 피홈런도 기록했다. 썩 달갑지 않은 기억이다.

시범경기 당시 롯데 타자들은 '박찬호'라는 이름 석자에 전혀 눌리지 않았다. 오히려 끈질기면서도 적극적이었다. 투스트라이크 이후 10차례 파울 커트로 박찬호를 괴롭혔다. 커트된 공 10개 중 5개가 직구, 5개가 변화구로 정확하게 절반 비율이었다. 어느 공에도 흔들리지 않고 파울로 커트하며 괴롭힌 것이다.
하지만 시범경기의 박찬호와 정규시즌의 박찬호는 다르다. 개막 후 5경기에서 이를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시범경기 때보다 구속이 올랐고, 컷·투심 패스트볼이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심하게 흔들리는 무브먼트로 땅볼을 유도했다. 시범경기 때 5이닝 10피안타 1볼넷 3탈삼진 8실점으로 난타당한 LG 상대로 정규시즌에서는 6⅓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롯데 타선은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나며 빠졌지만 홍성흔이 지명타자, 박종윤이 1루수 자리를 꿰차며 성공적으로 메우고 있다. 그러나 공백도 있다. 팀 타율은 2위(0.287)이지만 팀 장타율은 6위(0.377)에 불과하다. 팀홈런도 12개로 한화와 공동 5위에 그치고 있다. 최근 6경기 연속 3득점 미만으로 침묵하며 페이스가 주춤하고 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롯데 타자들이 빠른 공은 잘 때리지만, 변화구가 좋고 제구가 되는 투수들에게는 약한 면이 있다"고 했다. 박찬호는 여전히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지만 경기 내내 던질 수는 없다. 파워피처보다는 볼 로케이션과 구속의 완급 조절을 앞세운 피네스피처에 가깝다. 롯데 타자들에게 통할 수 있는 타입이다.
변수는 청주구장. 홈에서 중앙 펜스까지 거리가 110m로 가장 짧은 청주구장은 올해 10경기에서 무려 24개 홈런이 쏟아진 '한국판 쿠어스필드'다. 물론 박찬호는 올해 청주 3경기에서 17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홈런을 하나밖에 맞지 않았다. 그는 "청주구장은 이제 적응했다"고 자신했다. 올해 한화의 마지막 청주 경기를 박찬호가 화려하게 피날레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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