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바로 제구력이다.
선동렬 KIA 감독이 투수를 보는 기준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스피드 보다는 제구력을 우선한다. 볼넷을 주는 선수를 가장 싫어한다. 마운드에서는 타자에게 지지 않겠다는 강한 근성을 요구한다. 이리저리 피해다니지 말라고 주문한다.
현재 KIA 투수 가운데 선감독의 투수론에 가장 근접한 선수는 윤석민과 서재응이다. 특히 서재응은 선 감독의 제구력 투수에 안성맞춤 선수이다. 그의 칼날 제구력은 '아트피쳐'라는 별칭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올해도 9이닝당 3개 미만의 사사구를 내주고 있다. 그것도 스트라이크존에서 살짝 벗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서재응의 제구력은 99년 5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이후 달라진 것이다. 한 때 그도 강속구를 던졌다. 그러나 수술을 받은 이후 살아남기 위해서 투구폼을 간결하게 만들었고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력을 키웠다. 통산 24승을 거두면서 수 년 동안 메이저리그를 누빈 비결이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어깨와 팔 때문에 100개 이상씩 많은 볼을 던지지 못한다. 때문에 변화구를 통해 땅볼을 유도하면서 투구수를 줄여가고 있다. 여기에는 반드시 제구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는 제구력이 흔들리면 부진하다. 볼이 높은 쪽으로 몰리면 집중타를 맞았다.
그는 어떻게 제구력을 키웠을까. 서재응은 지난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6⅓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를 따낸 직후 인터뷰를 통해 훈련 방법을 소개했다. "제구력을 키우기 위해 특정코스에 10개 이상씩 볼을 던졌다"고 말했다. 몸쪽이든 바깥쪽이든 특정 지점을 정하고 연속해서 볼을 던지면서 제구력을 키웠다는 것이다.
개막 이후 KIA 불펜투수들은 제구력이 흔들렸다. 스트라이크를 못던진다는 스티브 블래스 신드롬에 걸린 듯 볼넷을 내주고 난타를 당했다. 경기 후반 무너지는 승부도 많았다. 서재응은 그들에게 제구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웅변적으로 보여주었다. 그의 방어율은 2.8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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