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과의 내기에 또 진 황재균, "저 돈 없는데…"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5.11 12: 40

"(황)재균아, 너 이리로 와 봐라".
롯데 자이언츠 양승호 감독은 10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황재균을 불렀다. 선수들과 종종 성적을 두고 내기를 거는 양 감독이 이날은 황재균을 타깃으로 삼은 것이다. 내기의 조건은 2안타 이상. 양 감독은 "너 안타 2개만 치면 10만원이다. 만약에 못 치면 10만원 주는거다"라고 황재균에게 말했고, "저 돈 없는데…"라고 잠시 고민하던 황재균은 이내 곧 내기를 승락했다.
이미 황재균은 양 감독과 내기를 한 적이 있다. 지난달 17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둘은 '3안타'를 두고 내기를 걸었고 황재균은 내기 조건에 안타 하나가 모자랐다. 결국 다음날 황재균은 양 감독을 찾아가 봉투를 내밀어야 했다.

양 감독은 황재균이 내기 때마다 돈이 없다고 하는 이유를 특별한 데서 찾았다. 황재균이 팬 관리에 신경쓰다 보니 돈이 부족하다는 것. "재균이는 연봉 절반을 팬 관리에 쓴다는 소문이 있다. 그래서 돈이 없다고 하는데 정작 재균이한테 뭘 받았다는 사람은 한 명도 못 봤다"는게 양 감독의 설명이다.
지난해 4월 황재균이 부진했을 때 양 감독을 그를 라인업에서 제외한 적이 있었다. 그날 경기가 끝난 뒤 여고생 팬들은 양 감독에 "왜 우리 재균 오빠 뺐어!"라고 소리를 쳤고 그때부터 양 감독은 황재균은 연봉을 들여 팬 관리를 한다고 굳게 믿고있다.
내기를 걸면 황재균의 방망이는 매섭게 돈다. 이미 지난 번 멀티히트로 한 차례 이를 입증했던 황재균은 10일 경기에서도 첫 타석부터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2회 2사 2루서 사직구장 좌측펜스 상단 그물망을 직접 때리는 동점 2루타를 작렬시킨 것. 타격감이 최고조였던 황재균은 5회엔 펜스 바로 앞에서 잡히는 큼지막한 플라이를 날리기도 했다.
컨디션이 좋은 황재균에 다시 득점기회가 찾아왔다. 2-2로 맞선 7회 1사 2,3루 상황서 타석에 들어섰다. 여기서 한 방이 나온다면 내기조건을 충족시키는 것과 동시에 경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하지만 삼성 배터리는 1루가 비어있는 상황서 타격감이 좋은 황재균과 무리해서 승부할 리가 없었다. 결국 황재균은 울며 고의4구로 1루로 걸어나갔다.
경기가 연장으로 가면서 황재균은 10회 마지막 기회를 얻었다. 그렇지만 3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결국 멀티히트 달성은 실패했다. 최종 성적은 3타수 1안타 1타점. 황재균은 당분간 양 감독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피해다녀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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