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은 금주부터 'OSEN e스포츠 인사이드'를 시작합니다. 가장 먼저 선보일 코너는 '채정원 GSL 관전평'입니다. 필자는 'CJ 슈퍼파이터' '곰TV 클래식'의 해설을 맡았고 현재는 'GSL'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날카롭게 맥을 짚어내는 관전평을 제공해 선수들과 팬들에게 남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믿습니다. 프로리그부터 시작해 GSL에 이르기까지 'e스포츠 종주국' 한국을 빛내는 선수들의 장단점을 평가하고 현장 분위기를 실감나게 전달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첫 번째 순서로 지난 10일 서울 신정동 곰TV스튜디오에서 열린 핫식스 GSL 시즌2 코드S 4강전을 분석한 관전평을 전합니다. [편집자주]
▲ 테란 왕국 수호자 정종현의 빛나는 판짜기

정종현의 판짜기가 빛나는 4강전 이었습니다. 이번 시즌 GSL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정종현이 왜 테란 왕국의 수호자인지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두 명의 선수가 최소한 3전 2선승제 이상의 다전제 승부서 만나게 되면 단순히 선수간의 게임 내적인 실력만으로 승부가 갈리지 않습니다. 게임 외적인, 경험적인 측면을 절대로 무시 할 수 없습니다. 정종현처럼 GSL 우승을 3번이나 차지한 선수에겐 더욱 더 그렇습니다
최근 대 테란전에서 무서운 기세로 모든 테란들을 잡고 올라왔던 원이삭도 결국 프로토스 대 테란 전에서는 승리를 거둘 수 있었지만 정종현을 맞아서는 패배했습니다.
승부처는 의외로 쉽게 갈렸습니다. 첫 세트인 '묻혀진 계곡'에서 원이삭은 정종현의 타이밍 찌르기에 허무하게 무너지고 맙니다. 평소의 원이삭답지 않은 무난하고 안전한 거신을 이용한 운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안정성이 정종현의 타이밍에 무너지고 맙니다.
한 세트를 내준 원이삭은 이제부터 정종현의 판짜기가 신경 쓰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전진 2병영이나 빠른 은폐 밴쉬 등이 머릿속에 맴돈 원이삭은 결국 2세트에서도 정종현의 컨트롤을 앞세운 1-1-1 전략에 무릎을 꿇습니다.
3세트는 원이삭이 마지막 배수진에서 자신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줬던 경기입니다. 정종현의 중앙 병력 미스 컨트롤을 잘 캐치하여 무난히 승리를 챙깁니다. 하지만 아직 원이삭의 본 모습을 찾긴 어렵습니다.
배수진을 친 3세트서 한 점을 만회했지만 평정심이 1, 2세트서 무너진 원이삭은 평소의 경기력을 다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세트가 된 4세트서 원이삭은 평소라면 막을 수 있는 타이밍의 공격도 매치포인트와 상대방이 정종현이라는 심리적 압박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4 의료선 찌르기 타이밍에 무너지고 맙니다.
경기 전체적인 흐름을 정리하면 원이삭은 결국 모든 세트서 정종현의 한 방 찌르기에 무너진 거죠. 그만큼 정종현은 상대방에 대한 준비와 맵에 대한 준비가 탁월한 선수입니다. 다전제에서 정종현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단순히 경기를 준비하는 것이 아닌 1세트를 반드시 잡아내야 하는 게 선결조건으로 필수인 겁니다.
당분간 테란의 왕국을 수호하는 데 정종현 만큼 완벽한 통치자를 찾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 프로토스의 새로운 간판 선수가 된 박현우
두 선수의 프로토스끼리의 대결은 처음부터 박빙이었습니다. 빌드가 같은 적도 없으며 항상 엇갈렸지만 박현우는 1, 2, 3세트 모두 초반 주도권을 가지고 출발하는데 성공합니다.
초반에 상대방보다 병력 생산에 증폭과 자원을 소모한 박현우는 10분 이후의 자원 상황은 송현덕보다 좋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초반 7~9분대의 주도권을 이용하여 상대방의 체제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상대방의 공격에 맞는 수비를 보여주며 승리를 따냅니다.
박현우의 3-0 승리를 천천히 살펴보면 △초반 주도권을 이용한 빠른 정찰 및 상대 파악 △상대방의 체제에 대한 대비와 수비 △상대방의 공격을 막은 후 역습의 순으로 이어졌습니다.
초반 주도권을 내주며 초조해진 송현덕이 계속 전략적인 승부수를 띄웠지만 박현우는 초반 주도권을 이용해 정찰로 상대의 모든 것을 파악한 후 막고 역습이라는 아주 기본적인 전략으로 승리를 따내는 거죠.
프로토스 대표는 결국 박현우로 결정이 나면서 정종현과 결승전을 치르게 됩니다. 2011년 정규리그부터 꾸준히 참가했지만 개인 리그에서 빛을 보지 못하며 속을 태웠던 박현우의 노력이 빛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꾸준한 연습으로 결승 문턱을 밟게 된 박현우의 선전을 기대해 봅니다. /채정원 곰TV 해설위원 겸 GSL 운영팀장.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