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적 기법으로 만들어낸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OSEN 이은화 기자
발행 2012.05.11 22: 51

“현재와 과거라는 공간을 무대연출로 재현해내기 쉽지 않았다.”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의 연출을 맡은 서윤미 연출은 공연 준비과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트원씨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의 프레스콜 현장에서 서윤미 연출은 공연에 대해 “무대 위 과거와 현재를 영화적 기법의 빠른 신 전환과 오버랩 되는 느낌으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이어 “무대가 과거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관객이 마치 동화책 책장을 넘기듯 무대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주고자 했다”며, “무대가 하나의 사각 오르골인 동시에 실험실 같은 느낌으로 만들었다”고 무대 장치에 대해 설명했다.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는 1926년 대저택 화재사건으로 인한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에 얽힌 네 형제와 그들의 보모 이야기를 그린 심리추리스릴러 극이다.
독일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그라첸 슈워츠 박사의 대저택에 화재가 일어난다. 이 화재현장에서 입양된 4명의 아이들과 보모 메리 슈미트만이 살아남는다. 보모 메리 슈미트는 전신에 화상을 입어가며 이 아이들을 살려냈지만, 아이들은 그 날 밤에 있었던 일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공연은 그로부터 12년 후, 각각의 집으로 다시 입양돼 각자의 삶을 살던 4명의 아이들이 메리 슈미트를 용의자로 몰래 수사하던 빌터 형사가 보낸 수첩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아이들은 그 날의 기억의 퍼즐을 하나씩 맞추고, 그 과정에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사건의 비밀을 파헤쳐간다.
서윤미 연출은 “추리물 같은 경우 뮤지컬이라는 무대 위 공간 제약의 특성상 도전하기 쉽지 않은 장르였다. 또 공연은 반복 관람을 통한 묘미가 있는 것인데, 추리물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비슷한 장르의 ‘셜록홈즈’는 캐릭터의 매력이 있어 이를 가능케 했다. 이를 보고 ‘블랙메리포핀스’는 캐릭터의 ‘마음’에 초점을 맞추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작품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아이들의 보모 메리 슈미트는 심리학자 그라첸 슈워츠 박사의 연구조교이기도 하며, 4형제의 막내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어 각 캐릭터의 작은 심리변화까지 다양하게 그려냈다. 
극 중 첫째 ‘한스’ 역을 맡은 정상윤은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스토리가 매우 좋았다. 특히 이 어두운 분위기가 어디까지 더 깊게 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며 심리추리극에 대한 남다른 기대감을 보였다.
어둡고 무거운 무대 위 조명이 비추는 순간 과거를 회상하고, 숨겨진 진실들이 하나씩 드러난다.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는 7월 29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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