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의 '믿음', 결정력 부족 해결할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05.12 07: 07

'결정력 부족'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포항이 황선홍 감독의 '믿음'을 통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 11일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2라운드 대전 시티즌과 홈 경기서 0-0으로 비겼다.
포항은 이날 6대4의 점유율 우위 속에 슈팅(유효 슈팅)에서 8-7(5-2)로 앞섰고 골키퍼와 1대1 찬스도 세 번이나 만들어내며 원정팀 대전을 강하게 몰아붙였지만 끝내 골문을 열지 못하며 아쉬운 무승부에 그쳤다.

이로써 포항은 지난달 28일 대구전과 5일 서울전서 2연패를 당한 데 이어 이날도 승점 3점을 획득하지 못하며 최근 K리그 3경기서 1무 2패의 수렁에 빠졌다. 골을 넣어야 할 공격진이 표류하면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것.
포항은 올 시즌 K리그 12경기서 12득점 13실점을 기록했다. 실점은 준수한 편이지만 득점력은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K리그 16개 구단 중 포항보다 골이 적은 팀은 최하위에 처진 인천과 대전을 제외하면 한 경기를 덜 치른 경남(11골) 부산 전남(이상 10골) 강원(9골)에 불과하다.
황선홍 감독도 결정력 부족에 대한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황 감독은 "역시 문제점은 결정력이다. 축구는 결국 골로 말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골 결정력 해결이 급선무다"고 강조했다.
포항이 최근 4경기서 2골 밖에 넣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국내 공격수들의 침묵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쿠(6골)와 아사모아(3골)는 전방에서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박성호-고무열-김진용-노병준은 올 시즌 단 1골도 넣지 못하고 있다. 국내 공격진의 부진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 
그나마 국내 선수 중 조찬호가 8경기서 2골을 넣으며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상대 수비진을 위협하기에는 다소 파괴력이 부족하다. 다른 국내 공격수들의 빈공이 시급히 해결되야 할 이유다.
황 감독도 변화를 통해 해답을 찾고 있지만 그 전에 골을 터뜨리지 못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안정돼야 함을 강조했다. 황 감독은 "세트피스 훈련을 하고 있지만 장점이 살아나지 못해 걱정이다"며 "선수들이 심리적인 압박을 벗어나는 것이 최우선이다. 기술적인 면보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이 선수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은 이날도 대전의 김선규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결정적인 찬스를 3번이나 잡았지만 모두 무산되고 말았다. 전반 10분 황진성의 슈팅과 후반 초반 이명주-아사모아가 연이어 날린 슈팅마저 모두 김선규 골키퍼의 벽을 넘지 못했다. 물론 김선규가 잘 막았기는 했지만 문전 앞에서 조금만 더 침착했다면 3번의 기회 중 1골은 충분히 넣을 수 있었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하지만 황 감독의 믿음은 굳건하다. 황 감독은 부진하고 있는 공격진의 교체 가능성에 대해서 아직 이르다는 대답을 내놓으며 지금은 선수들을 끝까지 신뢰할 것임을 밝혔다.
황 감독은 "전반기가 끝나야 윤곽이 나올 것 같다. 계속 경기가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선수를 교체하는 것은 무리다"며 "그 문제는 차후에 생각할 문제고 지금은 보유한 자원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유를 모를 정도로 답답하지만 방법은 한 가지다"며 "감독과 선수간에 신뢰와 믿음이 바탕이 돼 좋은 팀워크를 다져야 한다. 나머지는 감독이 책임져야 할 몫이다"고 앞으로도 선수들에게 변함없는 믿음과 신뢰를 통해 '결정력 부족'의 난관을 타개할 것임을 밝혔다.
포항은 오는 20일 강원 원정길을 떠난다. 답답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포항의 공격진이 황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며 시원한 골 폭죽을 터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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