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닝요, '특별귀화' 논란에도 '멘탈甲' 증명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5.12 07: 20

'멘탈甲(갑)' 에닝요(31, 전북)가 보여준 특장은 무엇이었을까?.
전북 현대는 지난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2라운드 울산 현대와 '현대家' 대결서 에닝요-드로겟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선제골을 터트린 에닝요는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터트리며 '닥공2'의 변함없는 중심임을 증명했다.

'특별 귀화'와 관련 자신에 대해 일고 있는 논란을 잠재우려는 듯 에닝요는 평소와 달리 그라운드를 넓게 쓰며 많이 움직였다. 수비 진영까지 내려와 태클로 울산의 역습을 저지하는 등 힘을 쏟았고 전반 12분 빠른 선제골까지 터뜨렸다.
서상민이 상대 수비를 뚫는 날카로운 프리킥을 연결하자 오프사이드 라인을 돌파한 에닝요는 울산 골키퍼 김승규가 나온 것을 확인하고 침착하게 오른발로 차 넣으면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16분 드로겟의 두 번째 골에는 에닝요가 출발점 역할도 했다. 미드필드 정면에서 에닝요가 내준 전진패스가 이동국, 서상민을 거쳐 드로겟으로 연결됐다. 그야말로 팔방미인다운 활약을 보여줬다.
두 번째 득점 상황이 바로 에닝요의 진가를 설명했다. 에닝요가 최전방 공격수에게 날카롭게 연결한 패스를 이동국-서상민에 이어 드로겟까지 군더더기 없는 플레이가 이어졌다. 팀 플레이에 의한 작품을 연출한 모습은 에닝요가 얼마나 영리한 선수인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브라질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대학에서 공부했던 에닝요는 기자회견을 준비하면서 많은 걱정을 했다. 한국어에 대한 부담이 굉장히 컸던 것. 그러나 걱정하지 않았다. 평소에도 자신이 원하는 표현을 정확하게 상대에게 전달하면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던 것처럼 에닝요는 경기 중 큰 부담이 없었다.
경기를 마친 후 전북 이흥실 감독대행은 에닝요의 플레이에 대해서 "에닝요의 경우 특별한 상황이라면 마음 가짐이 굉장히 달라진다"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오늘도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였다"고 전했다.
또 이흥실 대행은 "선수단은 큰 동요가 없다. 훈련할 때도 완전히 의식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에닝요는 자신의 심경을 밝히면서 "귀화를 선택하는 것은 나만의 결정이 아니다. 부모님과 집사람 등 모든 가족들과 이야기를 통해 결정한 것이다. 누가 대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만약 귀화가 가능하다면 진실된 마음으로 한국축구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솔직한 심정을 나타냈다.
에닝요는 경직된 얼굴로 인터뷰에 임했다. 논란의 중심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는 얼굴이 밝아졌다. 팬들의 크나큰 성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집사람과 딸 발렌티나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 다음 경기에 대한 준비를 했다. 말 그대로 멘탈갑인 것을 제대로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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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닝요가 태극기가 새겨진 축구화를 신고 있는 모습(아래) / 전주=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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