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롯데-한화 경기가 열리기 전 대전구장. 왼쪽 허벅지 근육통을 입은 김주찬(외야수) 대신 롯데의 1번 중책을 맡은 손아섭(외야수)의 표정은 담담했다. 손아섭의 1번 선발 출장은 지난 2010년 6월 16일 사직 삼성전 이후 696일 만이다.
평소와 달리 비장한 표정이 엿보였다. 그는 "팀분위기도 그렇고"라면서 말을 아꼈다. 최기문 롯데 배터리 코치는 "1번 타자가 아니라 첫 번째 타자로 여겨라"고 힘을 실어줬다.
1회 삼진, 3회 2루 땅볼 5회 1루 땅볼, 7회 볼넷으로 안타 생산에 실패했던 손아섭은 2-4로 뒤진 9회 마지막 타석 때 대형 사고를 저질렀다. 무사 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손아섭은 한화 외국인 소방수 데니 바티스타에게서 중견수 키를 넘기는 주자 일소 2루타를 때렸다. 롯데는 손아섭의 결승타에 힘입어 한화를 6-4로 꺾고 6일 문학 SK전 이후 4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수훈 선수로 선정된 손아섭은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았고 팀이 힘든 상황 속에서 1번 타자를 맡게 돼 팀이 바라는 무언가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벤치에서 (김)성배형과 (이)명우형에게 '무사 만루 찬스 한 번 와라'로 큰 소리쳤던게 부담됐지만 자신있게 내 스윙을 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소극적으로 스윙했더라면 파울이 됐을텐데 내 스윙을 해서 안타로 연결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양승호 롯데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이 고맙다. 손아섭이 잘 쳤다"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13일 롯데는 송승준, 한화는 류현진을 선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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