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만루홈런에 담겨진 사연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05.13 17: 58

휴식은 보약이었다.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던 KIA 거포 최희섭(32)이 자신의 4번째 만루홈런을 터트렸다. 지난 12일 광주 두산전에서 0-7로 뒤진 5회말 만루에서 상대투수 김성회의 3구를 걷어올려 125m짜리 아치를 그렸다. 비록 경기는 7-8로 졌지만 최희섭의 홈런포가 위안이었다.
최희섭의 5월은 힘들었다. 32타수 7안타, 타율 2할1푼9리에 불과했다. 4월은 2할8푼8리를 기록했으나 5월들어 더욱 주춤했다. 김선빈과 안치홍 김원섭, 하위타선이 살아나면서 메웠지만 분명 4번타자의 부진은 팀 공격의 주름살이었다.

지난 주말 SK, 넥센과 3경기 연속 연장전을 벌이면서 급격한 컨디션 저하까지 찾아왔다. 결국 선동렬 감독이 11일 광주 두산전을 앞두고 처방을 내렸다. 최희섭을 불러 "연장전 때문인지 힘들어 보인다. 아무래도 동계훈련을 많이 못해 체력이 달릴 수 있다. 쉬고 싶으면 한두 경기 나가지 말라"고 말했다.
최희섭은 겉으로 내색을 못했지만 그는 "정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감독님 말씀이 맞는 것 같다. 요즘 몸이 이상하게 말을 듣지 않는다. 힘을 전혀 쓸 수가 없다. 다른 선수들보다 동계훈련을 완벽하게 못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팀 훈련 불참과 함께 소동을 겪었다. 전지훈련 명단에서 제외 당했고 홀로 '유배훈련'을 받았다. 개막 이후 뒤늦게 '특사조치'를 받아 합류했고 4번타자로 오롯했다. 그러나 상대투수들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은 데다 최근에는 체력까지 부친 모습이다.
휴식을 명 받은 덕아웃에서 윤석민의 1안타 완봉쇼를 느긋하게 지켜보았다. 편안하게 휴식을 취한 최희섭은 이튿날 만루홈런을 터트려 감독의 배려에 확실한 보답을 했다.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시원스럽게 돌아가더니 세 번째 타석에서 펑 터졌다.
선동렬 감독에게 최희섭은 중요하다. 요즘 잘 맞는 김선빈 안치홍의 뒤에서 득점타가 필요하다. 향후 이범호, 양현종, 한기주가 가세하면 6월 여름승부에서는 정상적인 전력으로 싸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4번타자의 활약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최희섭의 휴식과 만루홈런이 재도약의 발판이 되기를 바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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