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벤져스'의 기세가 무섭다. 개봉 17일 만에(4월 26일 개봉)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 한 해 최고 흥행작으로 우뚝 섰기 때문이다.
1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에 따르면 '어벤져스'는 지난 12일 하룻동안 43만 4,604명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505만 229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역대 최고 히어로 무비 성적을 보유하고 있던 '스파이더맨3'(459만명, 영진위 기준)를 제친 것이며 또한 올 해 개봉작 중 최고 스코어를 자랑하던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468만명, 영진위 기준)의 기록도 갈아치우게 됐다.

앞으로 '어벤져스'의 무서운 흥행 속도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이다. 신작들의 공세 속에도 50%가 넘는 실시간 예매율을 보이며 장기 흥행의 청신호를 켰기 때문이다.
#1. '아이언맨, 헐크가 나와? 그럼 재밌겠네'..영웅에 대한 높은 '신뢰도'
이처럼 '어벤져스'가 무시무시한 흥행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에는 '어벤져스' 속 영웅들에 대한 기존의 믿음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어벤져스'는 아이언맨, 헐크, 토르 등 마블 코믹스 히어로들이 총출동해 지구의 안보를 지킨다는 내용. 극중 주인공들은 관객들에게 낯선 인물이 아닌 이미 익숙한 인물들로 각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통해 관객들을 한 번쯤은 만난 바 있다.
아이언맨은 '아이언맨' 시리즈를 통해 흥행에 성공했으며 헐크 역시 '헐크' 시리즈를 통해 최강의 영웅으로 등극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토르, 캡틴 아메리카 역시 마찬가지.
이처럼 각자의 영화를 통해 재미를 선사하고 신뢰를 얻은 영웅들이 '어벤져스'의 주인공으로 참여함으로써 그 신뢰가 '어벤져스'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언맨' 시리즈가 재밌었으니 '어벤져스'도 재밌겠지", "'헐크' 시리즈는 다 재밌었어. 이것 역시 그렇겠지" 등의 관객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2. '3D로 다시 보자'..높은 재관람 비율
'어벤져스' 500만 관객 돌파에는 높은 재관람 비율이 한 몫을 했다. '어벤져스'를 2D로 본 관객들이 3D로의 재관람을 하면서 흥행 속도에 불을 붙이게 된 것.
영화 예매 사이트의 사전 예매를 분석해보면 '어벤져스'는 개봉 2주차에 비해 3주차에 재관람 예매 관객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3D 상영과 일반상영의 중복예매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반상영 관람 후 3D로 재관람한 관객은 일반상영 관객의 6% 가량으로 집계됐다.
일반상영으로 '어벤져스'를 관람한 관객들은 영웅들이 총출동해 적과 전투를 벌이는 장면에서 3D로의 관람을 희망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영웅들과 적의 대결을 3D라는 특수효과가 얼마나 더 생생하게 재현해낼 수 있을지 호기심이 생기는 것. 이러한 높은 재관람 비율이 최단기간 500만 돌파라는 기록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3. 전투 속 유머와 위트 넘치는 영웅들
'아이언맨' 시리즈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데에는 하늘을 날아다니며 적을 무찌르는 아이언맨의 능력도 있겠지만 아이언맨을 연기한 로버트 다우닝 주니어의 유머도 한 몫을 했다.
이러한 아이언맨의 유머 감각은 '어벤져스'에서도 빛을 발했다. 심각한 상황에서 터져나오는 아이언맨의 재치 넘치는 입담이 거세게만 몰아붙이는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웃음을 유발하며 관객들의 긴장감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아이언맨은 심각한 분위기로 회의를 하고 있는 가운데 가만히 서있는 토르에게 “몸 좋은 거 아니까 그렇게 티 내고 서 있지마”라고 말하며, 뿔이 달린 투구를 착용한 로키를 ‘사슴 양반’이라고 부르는 등의 시종일관 위트 있는 입담을 자랑한다.
게다가 헐크, 캡틴 아메리카 등도 아이언맨에 뒤지지 않는 입담과 몸개그를 선보이며 '허당 영웅'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지구를 구할 정도의 막강한 힘을 가지고 완벽함을 자랑하는 영웅이 유머를 유발하는 입담을 보인 다는 것도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면서 '어벤져스' 흥행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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