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어난 호투는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해 익숙했던 자리에서 연이은 위기를 넘어가며 제 몫을 한 것은 분명했다. ‘100마일의 사나이’ 레다메스 리즈(29, LG 트윈스)가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5이닝 무실점투를 기록했다. 그러나 강판 후 팀이 역전을 허용하며 첫 승 기회는 날아갔다.
시즌 개막과 함께 마무리로 뛰었으나 2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13.50의 기록만을 남긴 채 2군으로 내려가 선발로 재조정한 리즈는 13일 잠실 삼성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동안 84개의 공을 던지면서 5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2개) 무실점으로 2-0으로 앞선 6회초 김선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최고 구속은 156km였다.
1회초 1사 후 정형식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리즈는 이승엽을 2루 땅볼로 출루시킨 뒤 박석민에게 4구 째 낮은 직구(155km)를 던져 헛스윙 삼진처리했다. 2회 2사 후 리즈는 신명철의 타구가 우익수 이진영의 낙구 지점 포착 실수로 안타가 되는 바람에 첫 피안타를 기록했으나 이정식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위기는 3회초. 1사 후 배영섭에게 우전 안타를 내준 리즈는 정형식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으나 이승엽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2사 1,3루 실점 위기를 맞았다. 여기에 박석민까지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리즈는 만루 위기에 놓였다.
타석에는 지난해 홈런-타점왕 최형우. 그러나 볼카운트 1-1에서 최형우가 받아친 타구는 뻗어나가지 못하며 좌익수 이병규(9번)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4회초 1사 후 리즈는 신명철의 타구를 잡은 2루수 서동욱의 송구가 빗나간 뒤(기록은 내야안타) 이정식에게 좌중간 안타를 내주며 1사 1,2루 재차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리즈는 김상수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며 또 한 번의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리즈에게 운은 따르지 않았다. 삼성이 7회 대타 진갑용의 2타점 동점 2루타와 이승엽의 타구 때 1루수 최동수가 베이스를 찍지 못하며 결국 2-3 역전을 허용, 승리 요건도 함께 수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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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