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 차 이내의 접전에서는 실수 하나가 엄청난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히 95%의 성공률을 기록해도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 수비에 있어서는 더욱 그 잣대가 엄격하게 적용된다. 13일 잠실 LG 트윈스-삼성 라이온즈전의 승부처 수비는 한 점 차로 끝난 경기인 만큼 더욱 대비되었다.
LG는 13일 잠실 삼성전서 6회까지 2-0으로 앞서다 7회 대거 3점을 내주며 결국 2-3으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LG는 시즌 전적 14승 14패(13일 현재)를 기록하며 승률이 5할 마지노선에 위치하고 말았다. 반면 삼성은 잠실 원정 위닝시리즈로 5월 도약을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LG 측에는 7회초 3실점의 빌미가 수비에서 기인했음을 감안하면 더욱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1사 1루서 배영섭이 친 타구는 크게 바운드되는 유격수 땅볼이었다. 그러나 유격수 오지환은 이를 빠르게 처리하려다 자신의 옆 쪽으로 공을 흘려버리고 말았다. 그 사이 1루 주자 김상수와 타자주자 배영섭이 모두 진루 및 출루에 성공했다.

두 선수의 발이 모두 빠르다보니 오지환의 빠르게 타구를 처리하려다 생긴 실책이었다. 결국 LG는 후속 타자로 나선 진갑용에게 좌중간 2타점 동점 2루타를 내주며 오랜만에 선발로 나선 레다메스 리즈의 선발승 요건을 날려버리고 말았다.
그 이후는 더욱 안타까웠다. 진갑용이 2루타를 치고 홈으로의 중계를 틈 타 3루까지 진루한 뒤 이승엽이 당겨친 타구는 1루수 최동수에게 날아갔다. 강습 땅볼이었던 만큼 최동수는 타구를 잡고 주춤한 뒤 1루를 찍고 곧바로 홈으로 송구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러나 최동수의 발은 1루 베이스를 빗겨났다. 최동수의 송구도 포수 김태군이 등을 지고 있어야 했기 때문에 송구를 잡았다고 해도 서서 달려 들어가던 진갑용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도 보장할 수 없었다. 실제로 최동수의 송구가 이어졌을 때 이미 진갑용은 홈을 파고들고 있었다.
반면 삼성은 배영섭의 호수비 덕택에 리드를 지켜냈다. 7회말 1사에서 대타 정의윤의 중전 안타로 1사 1루를 만든 LG. LG는 상대 투수가 좌완 권혁이었던 만큼 오른손 대타 김일경을 투입했다. 그리고 김일경이 친 타구는 외야 좌중간 빈 곳으로 날아가는 안타가 되는 듯 했다.
대주자 양영동도 치고 달리는 작전에 따라 빠른 스타트를 끊었던 만큼 그 안타에 1사 1,3루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배영섭이 전력질주 후 쇄도해 다이빙캐치하며 김일경의 안타를 빼앗았다. 여기에 배영섭은 빠르게 몸을 일으켜 2루수 신명철에게 중계를 부탁, 양영동의 귀루 실패까지 이끌어냈다.
가장 어렵다는 유격수 수비에서도 성공률 95%를 기록한다면 그 수비수는 나쁜 평가를 받는다. 그만큼 수비는 실수가 가장 적어야 하는 임무다. 접전에서 양 팀의 승패를 결정지은 것은 결국 승부처에서의 수비 실수 유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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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