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자기들보다 연봉도 많고 경력도 많은 선배들을 상대로 그 정도 싸웠으면 잘 했다".
넥센 히어로즈의 구멍 뚫린 선발진에 투입된 두 명의 투수가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넥센은 각각 부진과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심수창(31)과 문성현(21)을 대신해 지난 10일 목동 LG전에 우완 김영민(25)을, 12일 문학 SK전에 우완 장효훈(25)을 투입했다.

먼저 김영민은 10일 7이닝 동안 6피안타(1홈런) 5탈삼진 1볼넷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안았다. 최고구속 148km의 빠른 직구와 각 큰 커브, 느린 슬라이더 등을 고루 섞어 LG 타자들을 상대했다. 프로 통산 두 번째 선발 등판이었으나 꽤 긴 이닝을 소화하며 김 감독의 신뢰를 얻었다.
2010년 1월 십자인대 파열을 겪은 뒤 지난해 복귀했으나 6월 첫 선발승 후 다시 내측 인대 손상으로 시즌을 마감한 김영민이었다. 10일 경기를 지켜본 정민태(42) 투수코치는 "3년 공들인 보람이 있다. 아직도 (김)영민이가 10승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 마운드 위에서 15승 투수처럼 던지는 배짱이 마음에 든다"고 칭찬했다.
장효훈은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꾸준히 기대를 받아온 김영민보다 더 낯선 이름이었기에 역으로 팀의 만족이 컸다. 지난해 말 상무를 제대하고 팀에 합류한 장효훈은 12일 2007년 이후 1780일 만에 선발로 등판했다.
2007년 입단 후 마무리 훈련에서 154km를 기록하며 파이어볼러로 주목받았으나 제구가 받침되지 않아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장효훈은 경기 초반 최고 150km의 직구를 안정적으로 꽂아넣었다. 5회 이후 직구 힘이 떨어지자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5⅔이닝 3피안타 4볼넷 2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패전이 됐으나 충분히 가능성을 보였다.
13일 두 선수의 피칭에 대해 김시진(54) 넥센 감독은 "둘다 어리고 유명하지도 않은 선수들이, 자기들보다 나이도 많고 연봉도 많은 베테랑들을 상대로 그 정도 했으면 잘 한 것 아니냐"며 "두 자리 비었고 둘다 잘했으니 도리가 없지 않냐"는 말로 두 선수의 선발 중용을 시사했다.
김영민과 장효훈이 보여준 피칭은 심수창과 문성현이 돌아올 때까지 버텨야 하는 넥센에게 '이 대신 잇몸' 그 이상의 소득을 안겨줬다. 한 번씩의 호투로 자신감이 붙은 두 선수는 나중에 선발 로테이션이 완성됐을 경우 셋업맨으로서도 충분히 활약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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