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대기록에 도전한다.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5)이 올해 두 가지 대기록에 도전한다. 류현진은 지난 13일 대전 롯데전에서 8이닝 6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2승(2패)을 올렸다. 평균자책점을 1점대(1.98)로 떨어뜨리며 리그에서 가장 먼저 50이닝을 돌파했다. 무엇보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탈삼진(66개)으로 존재감을 떨쳤다.
올해 류현진은 50이닝을 던지며 삼진 66개를 잡았다. 9이닝당 탈삼진이 11.88개로 커리어하이 기록이었던 2006년(9.10개)를 훌쩍 뛰어넘는다. 선발투수임에도 불구하고 삼성 마무리투수 오승환(11.81개)을 능가할 만큼 놀라운 탈삼진 페이스를 자랑하고 있다. 현재 페이스라면 역대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도 노려볼 만하다.

프로야구 역대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은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이 갖고 있다. 롯데 시절이었던 1984년 51경기에서 무려 284⅔이닝을 소화하며 탈삼진 223개를 기록했다. 9이닝당 탈삼진은 7.05개였지만 무쇠팔답게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이닝을 소화하며 탈삼진 기록을 세웠다. 주형광 롯데 투수코치가 1996년 현역 시절 탈삼진 221개로 근접했지만 결국 최동원의 기록을 넘지는 못했다.
올해 류현진은 7경기에서 평균 7.14이닝을 던지고 있다. 최소 25경기에 등판한다고 가정했을 때 지금 삼진 페이스로 시즌을 마친다면 수치상으로 235.62개의 탈삼진 기록이 나온다. 부상없이 로테이션을 지킬 경우 최대 30경기 등판도 가능한 만큼 현재 페이스라면 1984년 최동원을 넘어 충분히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울 수 있다.
그러나 정작 류현진은 조심스럽다. 그는 "탈삼진 기록은 그때 가봐야 안다"며 "올해 삼진이 많아진 건 특별한 이유를 모르겠다. 무조건 삼진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던지는 것도 아니다. 늘 하던대로 던지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아직 직접적으로 피부 와닿지 않는 탈삼진 기록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고 있다.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힘이 들어갈 수 있는 탈삼진 기록 욕심은 금물이다.
오히려 류현진은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최소경기 100승 대기록에 의지를 드러냈다. 올해 만 25세의 류현진은 정민철 한화 투수코치가 세운 최연소 100승(27세3개월2일) 기록 경신은 확실하다. 다만 김시진 넥센 감독이 작성한 최소경기 100승(186경기) 기록은 장담할 수 없다. 올해 7경기를 던진 류현진은 통산 170경기에서 91승을 기록 중이다.
남은 16경기에서 9승을 올려야 김시진 감독의 기록과 어깨 나란히 할 수 있다. 15경기 이내로 9승을 올려야만 온전히 자신의 기록으로 만들 수 있다. 승리는 투수 개인 힘이 아니라 팀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운도 따라야 한다. 1점대 평균자책점에도 2승밖에 올리지 못하고 있는 류현진의 시즌 초반이 이를 여실히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류현진은 "최소경기 100승에 도전한다.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열심히 하면 이제부터라도 승운이 따를 것이다. 야수들도 힘을 내며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공이라면 15~16경기에서 9승은 충분히 가능하다. 타자들이 도와준다면 어렵지 않다.
시즌 최다 탈삼진과 통산 최연소-최소경기 100승. 대기록에 도전하는 류현진이 역사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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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