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이퍼의 장타력이 되살아났다.
한화 장성호(35)는 지난 13일 대전 롯데전에서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팀 승리에 일조했다. 안타 2개 모두 장타라는 게 눈에 띄었다. 1회 송승준을 상대로 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고, 7회에는 이승호로부터 좌측으로 2루타를 작렬시켰다. 올해 장성호의 부활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기록이 바로 '장타율'이다.
장성호는 올해 29경기에서 108타수 36안타 타율 3할3푼3리 3홈런 1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은 LG 이진영·박용택과 함께 공동 4위. 지난해 29경기를 치렀을 때 기록한 타율 2할8푼4리 3홈런 10타점보다 뛰어나다. 특히 장타율이 지난해 29경기에서는 0.400이었지만 올해는 0.500으로 높아졌다. 홈런은 3개로 같지만 2루타가 2개에서 9개로 증가한 게 가장 큰 변화다.

전성기 장성호는 정확한 타격 만큼이나 날카로운 라이너 타구로 장타도 많이 터뜨린 타자였다.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1998년부터 2006년까지 9년간 타율 3할1푼7리를 치며 연평균 홈런 18.2개를 작렬시켰다. 여기에 2~3루타도 평균 30.0개를 때려냈다. 이 기간 장타율도 정확히 0.500. 정확도 만큼이나 힘도 좋았다.
그러나 2008년(0.440)~2009년(0.424)부터 조금씩 장타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화로 이적한 첫 해였던 2010년에는 데뷔 후 가장 낮은 장타율(0.329)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장타율 0.338로 규정타석을 채운 37명 중 33위에 불과했다. 타율도 떨어졌지만 장타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 상대 투수들을 크게 위협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졌다. 어깨 수술 이후 재활을 하는 와중에도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력훈련을 강하게 했다. 한대화 감독은 "재활과 체력 훈련을 같이 해서 그런지 하체에 힘이 붙었다"고 평가했다. 홈런 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2루타가 많아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장성호는 장타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장타가 많이 늘어난 건지 모르겠다"면서도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지명타자로) 적절하게 쉬면서 하는 게 체력관리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장성호는 7경기에서 50이닝을 1루 수비에 나섰지만 대부분 시간은 김태균(23경기·187이닝)이 지키고 있다. 지명타자로 체력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게 장타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장성호 설명이다.
최근 어깨 통증으로 경기 중 교체되기도 한 장성호는 "조금 좋지 않지만 크게 문제 없다"고 안심시켰다. 어느덧 타격 공동 4위까지 치고올라간 장성호의 부활. 장타까지 증가한 올해는 상대를 위협하는 진정한 부활의 해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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