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파크가 8경기 연속 무패(6승 2무)와 함께 4연승을 달렸다. 4연승은 이번 시즌 K리그에서 처음 나온 기록이다. 부산은 최근 8경기에서 단 1골밖에 내주지 않으며 시즌 첫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안익수 감독이 지휘하는 부산은 지난 13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2라운드 대구 FC와 홈경기서 2-0 승리를 거뒀다. 6승 4무 2패 승점 22점을 기록한 부산은 리그 5위를 기록, 선두 수원과 승점 4점 차를 유지했다.
부산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철벽수비'다. 안익수 감독은 의도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수비의 팀이 됐다. 12경기서 12골 7실점을 기록한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부산의 7실점은 수원과 함께 현재 K리그 최소실점 1위다. 모아시르 페레이라 대구 FC 감독은 부산에 대해 "뒤에서 수비를 하는 면이 있다. 수비가 타이트하고 조직력이 잘 돼 있다"고 평했다.

하지만 부산의 수비가 시즌 초부터 튼튼했던 건 아니다. 부산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시즌 초 흔들렸다. 개막전에서 수원을 만나 0-1로 패한 것을 포함해 4경기 동안 2무 2패 6실점을 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수비가 좋지 않았다. 동계훈련 기간 동안 여효진 황재훈 이요한 등 주축 중앙 수비수 3명이 큰 부상을 당한 것이 원인이었다.
주축 수비수 3명의 공백은 컸다. 일단 조직력이 흔들렸다. 수비가 흔들리는 상태로는 도저히 경기에서 승리를 할 수가 없었다. 결국 안익수 감독은 수비를 흔들리는 수비를 잡는 것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3월말부터 수비가 완성돼 3월 30일 성남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단 1실점밖에 하지 않고 있다.
부산의 수비는 특별하다. 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숫자로 밀어붙이는 수비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수비 숫자가 많다고 해서 8경기 1실점의 기록은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물론 공격수들도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은 가담한 만큼 공격 시에는 최선을 다해서 전방으로 뛰어 나간다.
훈련도 독특하다. 기본적인 수비 훈련을 일명 '아웃넘버(outnumber)'를 만들어 놓고 한다. 항상 공격수가 수비수보다 수적으로 우세한 상황을 만드는 것. 안익수 감독은 기본적으로 공격수 4명, 수비수 2명을 놓고 훈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익수 감독은 수비 훈련을 통해 "수비수들의 위기 대처 능력과 상황 판단 능력을 파악함과 동시에 향상시키려고 한다. 수비수들이 시간을 끌어야 할지 등을 빠르게 판단하게끔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훈련은 선수들에게 실전에서 큰 힘이 된다. 하지만 매우 힘들 수밖에 없다. 적은 숫자로 대처하는 만큼 체력 소모가 크다. 그런 만큼 안익수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자신의 힘든 요구를 묵묵히 수행했기 때문.
이에 대해 부산의 미드필더 박종우는 "우리 팀은 감독님의 영향이 매우 크다. 수비축구에 대한 비판도 컸지만 선수들 모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항상 긍정적인 자세로 모두 소통한 덕분에 발전을 하고 있다. 수비축구가 재미 없다고 하는데 우리는 재미있는 축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안익수 감독의 축구를 반긴다고 했다.
부산의 철벽 수비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엄청난 양의 훈련과 체력 소모를 묵묵히 수행한 선수들, 그리고 그런 선수들과 유대감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 안익수 감독과 부산 코칭 스태프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8경기 연속 무패와 8경기 1실점이라는 놀라운 기록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sports_narcotic@osen.co.kr
부산 아이파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