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탱크’ 박지성(3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모습을 내년 시즌에는 다른 팀에서 보게 될까.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불행히도 올 시즌 단 한 개의 트로피도 따내지 못한 채 악몽 같은 시즌을 마쳤다. 프리미어리그에선 다 잡았던 우승 타이틀을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에 내줬고,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탈락에 이어 유로파리그에서는 스페인의 아틀레틱 빌바오에 무너지며 이래저래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보니 맨유는 다음 시즌 어떤 식으로든 팀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자연스레 박지성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맨유 이적 후 7번째 시즌을 마친 박지성은 2011-12시즌 리그 17경기에 나서 2골1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5골3도움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활약이 미미했던 것이 사실이다. 나아가 유로파리그 탈락 직후인 시즌 후반기에는 거의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영국 언론들은 박지성이 올 여름 맨유의 방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며 이적 혹은 방출을 점치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박지성이 올 시즌을 끝으로 올드 트래퍼드를 떠날까.
위기설이 대두되고는 있지만 박지성이 맨유를 떠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아직 맨유와 1년의 계약기간이 남아 있고 나이를 감안하면 본인 스스로 다른 팀으로 이적을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한편으로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전 시즌과 비교해 출전 빈도수에서 박지성이 크게 소외된 것도 아니다. 득점과 도움 등 공격포인트가 적었던 가운데 팀이 전체적으로 부진한 행보를 보이며 두드러져 보였을 뿐 박지성은 올 시즌 예년과 비슷한 정도의 출전 기회를 받았고, 여전히 큰 경기에 중용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실제 박지성은 자신의 전성기 시절이라 할 수 있는 2008-09시즌 리그 25경기(21선발, 2골2도움)에 출전한 이후 지난 시즌엔 리그 15경기(13선발, 5골3도움)에 출전했고 2009-10시즌엔 17경기(10선발, 3골1도움)에 나섰다. 올 시즌 17경기 출전한 것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전체적으로 공격력에선 다소 떨어지지만 타 선수들에 견줘 많은 활동량을 자랑하는 박지성은 수비적으로 안정을 꾀할 필요가 있는 강팀과 대결에선 여전히 중용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한 시즌, 얼마나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얼마나 많은 골과 득점을 올렸는가에 상관없이 여전히 박지성이 효용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맨유에서만 7년을 보낸 경험 많은 베테랑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스쿼드의 변화가 예상되는 맨유이지만 박지성이 당장이 다음 시즌 타 팀으로 이적하거나 정리 대상에 포함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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