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트레비스 쟁탈전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5.15 08: 55

트레비스 쟁탈전이 벌어질 조짐이다. 
지난해 KIA에서 활약한 호주 출신 좌완 투수 트레비스 블랙클리(30)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지명할당 조치를 받고 사실상 방출됐다. 앞으로 10일간 타팀에서 그를 지명하지 않을 경우 트레비스는 FA 자격을 얻거나 샌프란시스코 마이너리그팀에 합류할 수 있다. 만약 FA 자격을 얻는다면 이적료없이 그를 영입할 수 있게 된다. 
지난 4일 제레미 아펠트의 오른쪽 무릎 부상을 틈타 갑작스럽게 빅리그로 콜업된 트레비스는 첫 경기에서만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을 뿐 이후 3경기에서 실점을 거듭했다. 4경기 평균자책점 9.00. 5이닝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빅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트리플A에서 4경기 3승 평균자책점 0.39로 위력적인 피칭을 펼쳤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오히려 한국에서는 그의 주가가 더욱 치솟아오르게 됐다. 빅리그 콜업 전부터 한국행 가능성이 제기됐던 트레비스는 열흘 만에 지명할당돼 다시 한 번 한국팀들의 스카우트망에 포착됐다. 브라이언 배스를 일찌감치 전력 외로 분류한 한화, 아퀼리노 로페즈가 오른어깨 통증으로 3번째 1군 엔트리에 제외된 SK, 외국인 투수가 만족스럽지 못한 KIA 등이 후보군이다. 
가장 시급한 팀은 한화다. 한화는 캠프 때부터 불안감을 키운 배스가 개막 2경기 만에 평균자책점 48.60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전력 외로 분류됐다. 지난달 19일 배스가 2군으로 내려간 뒤 한 달 가까운 시간이 지난 한화로서는 확실하게 검증된 트레비스 카드가 가장 안정적이다. 실제로 한화는 트레비스와 접촉을 했지만, 갑작스런 빅리그 콜업으로 테이블을 접어야 했다. 
현장에서도 트레비스에 대한 호감을 나타내고 있다. "왼손 투수로 치기 까다로운 공을 지녔고, 견제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포수가 약한 팀으로서는 탐낼 만하다"는 것이다. 아프지만 않으면 140km대 초중반의 공을 원하는 코스로 까다롭게 던질 수 있는 트레비스는 좌완으로서 견제 능력도 탁월해 한화의 도루 저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카드로 손꼽힌다. 무엇보다도 이미 한국야구를 경험했기 때문에 적응할 시간이 최소화할 수 있다. 
한화는 지난해 훌리오 데폴라를 퇴출하고 카림 가르시아가 데뷔하기까지 정확히 열흘이 걸렸다. 오넬리 페리즈가 퇴출된 이후 데니 바티스타가 데뷔전을 치르기까지도 9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배스의 2군행 이후에는 벌써 25일이 지났다. 그 사이 한화도 추락을 거듭했다. 기약없이 늦어지고 있는 외국인선수 교체에 현장도 답답하다. 검증된 카드 트레비스가 한화에게는 최선의 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당장 로페즈의 대체 외국인선수가 필요한 SK도 트레비스 영입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여 한화로서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전망이다. 트레비스가 한국행에 긍정적인 의사를 비친 만큼 한국에서 그를 다시 보는 건 시간문제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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