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이은미, 생방송도 척척.. '가수 MC' 잘하네
OSEN 김경민 기자
발행 2012.05.15 07: 32

'생방송'이라는 세 글자는 보는 이들은 물론 방송에 임하는 출연자들도 얼게 만드는 위압감이 있다. 그러나 최근 모두가 굳어버린다는 '생방송' 무대에서 베테랑 MC 못지않은 진행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은 가수들이 있다. 바로 엠넷 '보이스 코리아'의 김진표와 MBC '나는 가수다2'의 이은미다.
지난 11일 종영한 '보이스 코리아'(이하 '보코')의 후반부 본선 무대와 새로운 가수들의 라인업으로 연일 화제를 낳고 있는 '나는 가수다2'(이하 '나가수2')는 '생방송'이라는 특성이 큰 특징으로 부각됐다. 생방송으로 꾸며지는 무대의 MC는 시시각각 돌발 상황에 대처해야 하고, 때때로 변하는 현장의 분위기를 조절하며 시청자들에게까지 어색함 없는 방송을 진행해야한다. 이 복잡하고 어려운 부담감을 김진표와 이은미는 잘 소화해내고 있는 것이다.
김진표는 지난달 OSEN과의 인터뷰에서 "'보코'에서 아나운서나 전문 MC가 아닌 저를 고용했다는 것에 대해 '편하게 해달라'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김진표식' 진행은 편안함을 콘셉트로 짜여졌다.

'보코'가 생방송에 앞서 블라인드 오디션과 배틀 라운드로 꾸며졌을 때부터 김진표는 자신의 역량을 발휘했다. 대기실에 위치한 참가자들의 가족의 모습을 전하기도 하고, 카메라에 긴장해 감정 표현에 서툰 대기자들의 리액션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본업이 가수기에 무대 앞이 아닌 무대 뒤에서도 오디션 참가자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진심이 담긴 조언을 해줄 수 있었다. 특히 참가자들의 탈락에 안타까워하며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고, 합격을 축하하며 자리에서 폴짝폴짝 뛰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의 마음을 그대로 반영하며 공감을 샀다.
김진표는 몇 초의 시간동안 몇 마디의 말로 합격과 탈락이 갈리는 숨 막힐 듯 한 현장에서도 "광고 보고 오겠습니다"라는 넉살 담긴 멘트로 긴장감과 프로그램 몰입도를 높였다.
한편 이은미는 직접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MC를 겸하고 있어 더욱 큰 박수를 받고 있다. 허스키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는 참가 가수들뿐 아니라 청중들의 긴장까지 '탁' 풀리게 만든다.
특히 실력이 검증된 프로 가수들도 노래 도중 마이크를 잡은 손을 덜덜 떨기도 하고, 무대에서 내려온 후 다리가 풀리기도 하는 극한의 무대에서 참가자-MC를 겸하는 이은미는 '아나운서'라는 극찬을 받으며 진행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은미는 청중평가단과 시청자들에게 앞서 선보인 가수들의 무대 감상평을 내리기도 하고, 농담도 던지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무엇보다 무대 중간 중간 청중들과 눈을 맞추며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기다리는 방식의 진행은 직접 소통하는 듯 한 친근감도 선사한다.
너무도 쉽게 진행을 풀어가는 듯 하지만 이는 정말 어려운 일임을 새삼 깨닫기도 한다. 지난 14일 MBC '기분 좋은 날'에서 방송된 '나가수2' 김영희 PD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김영희 PD는 "이은미는 진행도 해야 하고 본인 노래도 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이은미가 경연 날 1초도 안자고 나왔다고 하더라. 수면제를 먹고도 잠을 못 이뤘다고 한다"며 이은미의 어려움을 대신 알리기도 했다.
생방송 형식을 실험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나가수2'에서 이은미는 기존에 없던 길을 스스로 헤쳐 나가고 있다. 열광적인 무대 후에는 수선스러운 분위기를 차분하게 정리하고, 감성적인 무대에서는 대신 감탄을 내뱉으며 분위기를 리드하는 그는 이제 이은미만이 할 수 있는 MC 자리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순간의 실수가 방송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제작진과 출연자 모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생방송 무대에서 안정적인 중심축을 지고 있는 MC. 김진표와 이은미는 긴장에 지칠 법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묘미를 더욱 맛깔나게 이끄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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