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타나, "아직은 반쪽 선수, 선수단에 미안"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5.15 09: 07

"마무리 보직을 했던 선수들에게 물어보면서도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 팀 (이)동현이도 있고. 상대편이기는 하지만 삼성 (오)승환이에게도 물어보고 있고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아직 자신의 팔에 더욱 신경을 쓸 시기. 그러나 그는 팀원으로서 아직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데 대한 미안함과 책임감을 더욱 앞세웠다. '봉타나' 봉중근(32, LG 트윈스)의 2012시즌 전반기는 그저 감 잡아가는 시기가 아니다.
지난해 6월 14일 미국 LA 조브 클리닉에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봉중근은 현재 잠정적으로 팀의 마무리 보직을 맡고 있다. 아직 재활을 병행 중이라 연투가 불가능한 봉중근의 시즌 성적은 6경기 3세이브 평균자책점 3.00(14일 현재)이다. 아직 블론세이브는 없지만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1.33에 피안타율 2할9푼2리로 아쉬운 부분도 보인다.

수술 후 재활에 몰두했던 봉중근은 지난해에 비해 약 12kg 가량을 감량하며 한결 날씬한 모습으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우리 사자 선생님(김용일 트레이닝 코치를 지칭)과 함께 몸무게 감량에도 힘을 썼다. 재활에도 큰 힘을 써 주신다"라며 웃은 봉중근은 지난 12일 잠실 삼성전서 1이닝 1실점 세이브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데 대해 이야기했다.
"팀에 믿음을 드려야 하는 데 그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지요. 선수들도 농담 삼아 살 떨려 죽는 줄 알았다고 먼저 놀린 다음에 '그래도 만루에서 너니까 그 상황에서 타자 몸 쪽에 스트라이크를 꽂는구나'라고 다독여주더라고요. 감독님께서도 그날 경기 끝나고 '팔 괜찮냐'라고 문자 보내주시더라고요. '긴장해서 죄송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와 함께 봉중근은 "아직 반쪽 선수라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명색이 마무리지만 연투가 불가능해 던진 다음날에는 다른 투수가 경기를 매조지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봉중근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지 채 1년도 안된 투수. 재활 과정은 1년이지만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은 투수는 1년 8개월 정도 되어야 자기 공을 던진다'라는 속설을 감안하면 봉중근의 미안함은 빨리 제 공을 던지고 싶은 조바심 외에도 팀을 위한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지난해 6월 14일에 수술을 받았으니까요. 딱 1년이 되었을 쯤이면 재활 과정이 마무리된다고 하더라고요. 팔 상태도 괜찮고 그에 대한 심적 부담도 없습니다. 이제는 안 아프고 던지고 싶어요".
2009년 제2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을 기억하는가. 1라운드서 '일본 킬러' 김광현(SK)의 예상치 못한 부진으로 팀 분위기가 위축되었을 때 대한민국 대표팀을 구한 이 중 한 명은 바로 '의사 봉중근'이었다. 현재 5할 승률(14승 14패)로 선전하고 있으나 장기 레이스 고전 가능성이 높다는 평을 받는 LG. 앞으로 팀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넌지시 비춘 봉중근이 완벽히 재활을 마치고 시즌 중반 확실한 구원군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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