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할 사수 본능과 깜짝 선발카드 성공이 맞물릴 수 있을까.
14승 14패 승률 5할을 기록 중인 LG가 15일 문학 SK전에서 깜짝 선발투수로 2년차 임정우(21)를 마운드에 올린다.
올 시즌 LG는 5할 승률 마지노선이 걸린 경기와 깜짝 선발투수를 기용한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는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가고 있다. LG는 5할 승률이 걸린 다섯 번의 경기를 다 가져갔는데 지난 12일 삼성을 상대로도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를 내세워 2-1로 신승, 개막 5주차까지 승률 5할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깜짝 선발투수 기용은 LG 선전의 큰 요인이다. LG는 4월 8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장원삼에 맞서 프로통산 13이닝 소화에 그쳤던 이승우를 선발 등판시켜 승리했다. 또한 LG는 지난 2일 신인 최성훈의 선발 데뷔 무대였던 잠실 한화전도 가져갔다. 이승우와 최성훈 모두 깜짝 등판 후 선발로테이션에 진입, LG는 이들이 선발 등판한 7경기에서 5승 2패를 기록 중이다.
깜짝 선발카드의 최대 장점은 상대팀으로 하여금 선발투수에 대한 데이터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맞붙는다는 것이다. 이승우와 최성훈의 첫 등판 상대였던 삼성과 한화 모두 상대 선발투수에 대한 정보부족으로 고전했다. 당시 이승우을 상대했던 팀의 중심타자는 “시범경기 때 봤었는데 배팅볼이었다. 전혀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보였지만 정작 팀은 이승우의 투심 패스트볼에 수많은 내야땅볼을 기록하며 꾸준히 범타로 물러났다. 이승우와 최성훈 모두 좋은 제구력을 바탕으로 타자들과 과감히 승부했고 상대 타자들은 이들의 적극적인 투구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깜짝 선발의 묘수가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프로 2년차 임정우는 지난해 SK에 지명돼 한 시즌을 SK에서 보낸 뒤 FA 조인성의 보상선수로 LG로 이적했다. 친정팀을 상대로 등판하기 때문에 임정우가 투구 스타일에 커다란 변화를 주지 않는 이상 깜짝 선발의 이점은 작용하지 않는다. 게다가 SK는 이미 시범경기에서 임정우와 맞상대한 경험이 있다.
임정우는 3월 22일 SK를 상대로한 시범경기에서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었다. 당시 임정우는 코치진의 주문에 따라 오로지 직구만을 구사했는데 “직구만 던지면서 타자들에게 맞더라도 항상 안타가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공격적인 투구의 장점을 몸으로 직접 깨우쳤다. LG 차명석 투수코치는 임정우의 올 시즌 첫 1군 등판을 앞두고 “올 시즌 퓨처스리그 등판을 통해 폼을 수정하면서 밸런스가 좋아졌다는 보고를 받았다. 투구수도 100개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타자와 공격적으로 승부하면서도 모든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는 투수다”고 말했다.
임정우가 이승우·최성훈처럼 깜짝 호투를 펼칠 수 있을지, 그리고 LG는 임정우의 활약에 힘입어 이번에도 오뚝이처럼 5할 승률을 지켜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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