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화와 리분희, 이산가족으로도 만날 수 없는 두 여자의 우정이 애절하고 안타깝기만 하다.
극장가에 남자들의 우정과 의리를 다룬 영화들이 꾸준히 개봉하고 있는 가운데 영화 ‘코리아’가 두 여자의 우정을 그리며 젊은 관객부터 중장년층까지 전연령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코리아’는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 대회에서 사상 첫 남북 단일팀을 이뤄 세계 최강 중국을 꺾고 우승한 실화를 다룬 영화다.

특히 남한선수 현정화와 북한선수 리분희가 서로 다른 문화와 정서를 극복하고 한 팀으로 나서기까지의 과정이 참으로 감동적이고 눈물겹다.
현정화와 리분희는 남북 최고의 탁구선수로 피할 수 없는 라이벌이었다. 이에 코리아가 되기 위한 첫 만남부터 삐걱댔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말투와 생활방식, 사상으로 처음부터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였고 그만큼 이들은 쉽게 경계를 풀지 않아 하나의 팀을 이루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초반에는 신경전으로 극도의 긴장감이 있었지만 현정화와 리분희가 마음을 열고 하나의 팀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다.
코리아가 되기 위해 호흡을 맞추면서 남한 대 북한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받아들인다. 이들의 우정은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가장 빛을 발한다. 악조건 속에서 경기에 임해야 했던 현정화와 리분희가 서로를 위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아름다울 정도다.
마지막으로 1991년 전세계를 감동으로 몰아넣었던 순간 이후 기약 없는 이별 앞에서 현정화가 리분희에게 금반지를 전하는 장면에서 두 선수의 아쉬움과 절절한 슬픔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실제 있었던 일로 현정화 감독이 ‘정화와 분희’라는 글자를 새긴 금반지를 리분희 서기장에게 직접 전했다는 일화는 감동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한 현정화 감독은 ‘코리아’ 개봉 후 리분희 서기장과 만나고 싶다는 간절한 염원과 그리움을 담아 다시 한 번 ‘정화 & 분희’라고 새겨진 금반지와 18년이라는 그리움을 담은 “반드시 만나러 가겠습니다. 그 날이 올 때까지 꼭 기다려 주세요”라는 내용의 편지를 써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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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타워픽쳐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