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 프로그램이 변화하고 있다. 말꼬리 잡기, 신변 잡기 식의 코미디에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개그 코너들이 브라운관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치열한 일요일 예능 시장에서 발군하고 있는 KBS 2TV ‘개그콘서트’는 최근 선보인 ‘교무회의’로 추락한 교권을 꼬집었다. 지난 4월 25일 첫 선을 보인 ‘방송과의 전쟁은 종편과 방송통신위원회 풍자를 콘셉트로 했으며 ‘사마귀 유치원’은 어른들의 세계에 입문할 준비를 마친 19세 홍나영과 박소영에게 동화 선생님 쌍칼 조지훈, 생활의 지혜 담당 일수꾼 최효종, 처세술의 달인 박성호가 나타나 말보다 주먹이 먼저, 가치보다 가격이 우선되는 세상의 부조리를 전했다.
‘개그콘서트’의 대항마로 떠오른 tvN ‘코미디 빅리그’도 시즌3를 맞아 성격이 조금 달라졌다. 지난 11일 첫 방송된 ‘코미디 빅리그3’에서 ‘양꾼기획’ 니뿡이, 유남석은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에 대해 “독도는 우리 땅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객의 박수가 쏟아지자 그는 “독도는 엄연한 우리 태국 땅이다”라는 반전 멘트로 관객을 폭소케 했다. 김인석, 박휘순 이재훈, 김재우 등이 모인 개통령은 ‘개소리하고 있네’를 통해 잘못된 반려견 문화가 낳은 유기견의 시각에서 인간 세계를 바라봤으며 양세진(양세형, 양세찬, 이용진)은 도 넘은 사생팬들의 모습을 묘사한 ‘사생팬’을 새 코너로 기획했다.

종합편성채널 MBN ‘개그 공화국’은 시사 코미디를 표방하는 코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셰프를 위하여’는 정치계 중심에 선 인물들의 이름을 한 자씩 바꾸어 주방의 권력 구조에 한국 정치계의 판을 교묘하게 대입했다.
‘개그 공화국’의 관계자는 “다른 프로그램과 ‘개그 공화국’의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시청층도 타 개그 프로그램에 비해 높은 편이어서 시사적인 부분이 자연스럽게 표현되고 있다”며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재미있게 사회의 불편한 모습을 꼬집는다는 면에서 시청자들이 거부감 없이 시사 풍자 개그를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코미디 빅리그’ 관계자는 “개녑 탑재형 개그들이 ‘코미디 빅리그’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시사, 사회 등 한정된 분야는 아니지만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부분을 짚어내고 부각 시키는 임무를 개그맨들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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