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과 같은 팀서 뛰는 것은 기분 좋은 상상이다".
소속팀 셀틱의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 우승 세리머니에 참여하기 위해 출국했던 기성용(23)이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기성용은 "SPL서 처음 우승했기 때문에 낯설었지만 (차)두리 형과 함께 우승해 좋은 경험이었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며 "셀틱은 전통의 구단인데 4년 만에 우승을 했기 때문에 나를 비롯해 닐 레넌 감독과 팬들 모두가 크게 기뻐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기성용은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셀틱서 핵심 임무를 수행하며 올 시즌 30경기(교체9)에 출전해 6골 6어시스트를 올리며 팀의 리그 우승을 이끄는 등 유럽 무대를 밟은 뒤로 가장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이러한 활약 덕분에 셀틱과 계약 기간이 1년 7개월 여 남은 기성용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러시아 클럽 등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언론은 기성용의 이적료를 1000만 파운드(약 186억 원)로 보도하기도 했다.
기성용은 이에 대해 "내 가치가 1천만 파운드는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구단도 내가 어느 정도 가치를 가졌는지를 잘 알고 있다"며 "과대 포장이 됐지만 그래도 많은 이적료를 받고 떠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부터 이적과 관련한 얘기가 나왔다. 지금 시즌이 막 끝났기 때문에 깊이 얘기할 상황은 아니다"며 "시즌을 치르는 동안 정신적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기 때문에 재충전을 한 다음에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고 이적에 대해 말을 아꼈다.
기성용은 "유럽에서 뛸 시간이 많지는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서 생각할 것이다"며 "경기장에 나설 수 있는 팀이 이적의 가장 첫 번째 조건이다. 경기를 뛸 수 있다면 빅리그가 아니더라도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기성용은 스코틀랜드 생활에 있어 차두리가 많은 도움이 됐음을 강조했다. 기성용은 "두리 형도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어떤 팀으로 갈지 모른다. 만약 헤어지게 된다면 많이 아쉬울 것 같다"며 "헤어지더라도 대표팀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같이 노력하겠다"고 다진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절친한 친구인 이청용의 소속팀 볼튼이 다음 시즌 챔피언십(2부리그)으로 강등이 확정됨에 따라 이청용의 차기 행선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 기성용은 "강등이 확정된 후 청용이와 통화를 했는데 올해 많이 뛰지 못해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해 굉장히 아쉬워했다"며 "하지만 그 동안 쌓아 놓은 것이 있기 때문에 다른 팀으로 이적해도 잘할 것이고, 대표팀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고 절친한 친구를 격려했다.
이적을 준비하고 있는 기성용과 이청용은 유럽의 같은 팀에서 함께 뛰는 것이 꼭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기성용은 이에 대해 "함께 뛰면 당연히 좋다. 워낙 오랫동안 같이 뛰어왔기 때문에 말이 필요없다"며 "같이 뛴다면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고 의지도 될 것 같다. 생각만 해도 기분좋은 상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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