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타 없이 한 회에 3점을 내주는 경기. 상대가 잘했다기보다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이 더욱 안타까웠던 경기다. 최하위 한화 이글스가 승부처에서 4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자멸하고 말았다.
한화는 15일 잠실 두산전서 2회 5득점을 올리면서 승기를 잡고서도 5회부터 7회까지 무려 10점을 내주며 결국 8-11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한화의 올 시즌 전적은 11승 19패(15일 현재)다.
특히 한화는 6회와 7회 총 4개의 실책을 범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이 가운데 내야 심장부를 맡은 이대수의 실책이 두 개였다. 실책 하나 하나가 모두 결정적인 것들이라 팬들에게는 더욱 안타까웠던 순간이다.

4-6으로 뒤지고 있던 6회말 두산은 최준석의 스트레이트 볼넷과 윤석민의 몸에 맞는 볼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양의지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든 두산. 허경민의 타구는 짧은 1루수 땅볼이 되어 3루 주자 최준석이 횡사했다.
2사 2,3루. 한화는 정수빈을 고의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송신영을 마일영으로 교체했다. 왼손 타자 이종욱과의 대결로 상대의 추격 불씨를 꺼버리겠다는 전략이었다. 이종욱의 타구가 유격수 이대수 앞으로 흘러갈 때까지만 해도 일단 좋았다.
그러나 이대수가 타구를 잡은 후 공을 글러브에서 빠르게 빼는 과정에서 공이 흘러나오고 말았다. 그 사이 3루에 있던 윤석민이 홈을 밟으며 5-6 추격점을 뽑았다. 뒤를 이은 손시헌 타석에서는 정범모의 패스트볼이 나왔고 이 틈을 타 3루에 있던 허경민이 홈을 밟았다. 한화 입장에서 설상가상으로 포수 정범모의 악송구까지 이어지며 2루에 있던 정수빈도 득점에 성공했다. 7-6 두산의 역전점이었다. 여기까지 실책 두 개.
7회말 두산은 김현수의 좌중간 2루타와 김동주의 중견수 방면 바가지 안타로 무사 1,3루를 만들었다. 뒤를 이은 최준석의 3루수 앞 땅볼. 그러나 홈으로 뛰던 김현수를 잡기 위해 던진 이여상의 송구가 포수 정범모의 미트 위로 흘러갔다.
이 틈을 타 협살 위기를 빠져나온 김현수가 여유있게 홈을 밟으며 두산은 8-6까지 점수 차를 벌여놓았다. 대타 이성열의 유격수 땅볼 때는 유격수 이대수의 악송구와 양의지의 1타점 중전 안타까지 겹치며 한화는 결국 6-11으로 끌려가다 패하고 말았다.
상대의 추격세를 꺾기 위해 박빙으로 앞선 상황에서는 어느 때보다 신중함과 집중력이 요구된다. 반면 앞서고 있는 입장에서 조급함으로 이어지면 결국 자신의 목을 조여오게 마련.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조급한 모습으로 인해 승부처에서 4개의 실책을 저지른 한화 수비에게는 더없이 뼈아픈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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