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멸하는 한화, '전염병' 실책 퍼레이드에 멍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5.16 08: 45

최하위 한화가 자멸하고 있다. 어이없는 실책으로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한화는 지난 15일 잠실 두산전에서 실책 4개를 남발하며 6-0으로 리드하던 경기를 8-11로 역전패했다. 한 경기 4실책은 올해 팀 최다실책 기록. 실책 4개가 모두 실점으로 연결돼 역전패로 직결됐다. 올해 한화는 30경기에서 실책 23개를 저질렀다. 넥센(24개) 다음으로 많은 실책인데 중요한 것은 실책의 질이다. 중요한 순간 나오는 실책에 맥이 빠지고 있다. 
한화는 실책 23개 가운데 동점 상황에서 나온 실책이 5개, 1점차가 8개, 2점차가 2개, 3점차가 2개나 된다. 팽팽한 승부처에서 쏟아진 실책이 대부분으로 투수들도 야수들의 실책에 평정심을 잃었다.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진 것만 해도 무려 14차례로 좋지 않은 흐름이 이어지며 팀 전체가 흔들렸다. 야수가 불안하면 투수는 제대로 된 공을 던지기 어렵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내야 수비의 중심이 되어야 할 유격수 이대수가 리그에서 가장 많은 8개, 3루수 이여상이 4개의 실책을 범했다. 타구가 가장 많이 가는 3루수와 유격수에서 실책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신경현·최승환·정범모 등 포수들도 도합 실책 5개로 불안함 드러냈다. 핵심 포지션에서 실책이 집중되다 보니 팀 전체에 미치는 여파가 더욱 크다. 
올해 한화 실책의 특징은 전염병처럼 번지는 '실책 퍼레이드'에 있다. 한화는 실책을 2개 이상 범한 게 무려 6경기이며 그 중에는 3실책이 1경기, 4실책이 1경기가 있다. 한 번 실책이 나오면 전염병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유격수 이대수는 올해 1경기 2실책이 2경기나 되는데 결정적인 실책을 범할 경우 움츠러드는 경향이 강하다. 
실책 자체는 한화보다 넥센이 더 많다. 그러나 한화의 경우 공격적인 수비에서 나오는 실책이 아니라 기본을 지키지 못하는 수비에서 비롯된 실책이라 팀 분위기를 더욱 맥 빠지게 만든다. 두산전 실책도 보면 이대수가 글러브에서 빼는 과정에서 공을 떨어뜨리거나 송구 타이밍을 잡지 못한 채 악송구를 범했고, 이여상과 정범모도 마음이 급한 나머지 송구가 크게 빗나갔다. 답답한 실책들이다. 
한화는 스프링캠프에서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그러나 정작 시즌 개막 후 전염병 같은 실책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그렇게 연습을 많이 했는데 이렇다"며 "실책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플레이를 자신있게 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승패를 떠나 자신있게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모습에 속이 확 뒤집어진다"는 말로 좀처럼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기술적으로는 선수들의 대시가 줄었다. 한 감독은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수비 움직임에 대시가 없다. 이대수도 작년보다 대시가 없고 과감하지 못하다. 공격적으로 수비해야 하는데 전체적으로 플레이가 위축돼 있고, 움직임이 반타임씩 늦다"고 지적했다. 결국은 자신감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감을 잃어버린 선수를 계속 두는 것도 문제가 있다. 실책은 전염병이라 방치하면 더 크게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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