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기다렸던 '푸른 눈의 에이스'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29). 더스틴 니퍼트(두산) 같은 외국인 특급 선발을 갈망했던 류중일 감독의 아쉬움이 해소될 듯.
2010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선발진을 지키며 10승 고지를 밟았던 탈보트는 15일 대구 KIA전서 시즌 5승째를 따내며 다승 부문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현재 페이스면 15승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의 한국무대 첫 출발은 좋지 않았다. "비디오 자료와 과거 성적만 놓고 본다면 15승은 가능할 것"이라는 류중일 감독의 기대와는 달리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전훈 캠프에서 열린 연습 경기와 시범 경기에서는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수치상 성적 뿐만 아니라 퀵 모션이 느린 탓에 주자 견제에서도 빈틈을 보였다. 그래서 탈보트의 국내 무대 안착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작은 변화에도 미세한 투수. 지금껏 사용했던 마운드 및 공인구와 달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탈보트는 "지금껏 좋았던 점과 나쁜 부분 모두 있었지만 점점 나아지는게 느껴지는 만큼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고 국내 무대 평정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갔다.
"정규 시즌 개막 무렵에는 (국내 마운드 및 공인구에) 완벽히 적응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던 탈보트. 지난달 19일 잠실 두산전서 3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을 뿐 나머지 경기에서는 5이닝 이상 책임졌다. 그리고 지난달 26일 대구 롯데전 이후 4연승을 질주 중이다.
지금 분위기라면 10승 등극을 넘어 1998년 스캇 베이커의 팀내 외국인 투수 최다승 기록(15승) 경신까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탈보트는 "항상 이기고 싶은게 선수의 마음이지만 변수가 많으니까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등판할때마다 이길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는게 선발 투수의 역할"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정현욱, 권오준, 권혁, 안지만 등 삼성의 필승 계투조와 '끝판대장' 오승환의 건재는 탈보트에게 큰 힘이 될 전망. 탈보트를 영입한 뒤 "메이저리그 10승 투수 아닌가. 15승을 기대하고 영입했다. 실제로 보니까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던 류 감독의 바람이 현실이 될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