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2위' 최정, 2008시즌과 정반대 갈등 중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5.16 07: 20

"생소하다."
타격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애써 화제를 수비로 몰고 갔다. 그러나 최근 뜨거운 홈런 방망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SK 최정은 15일 현재 9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강정호(11홈런)에 이어 이 부문 2위.
1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홈경기에 앞선 만난 최정은 타격 이야기가 나오자 미간을 찌푸렸다. "잡고 송구하는 것 중 하나만 깨져도 방망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비가 일단 돼야 한다"고 애써 수비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최정은 타율과 홈런 사이에서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홈런에 비해 타율이 별로 좋지 않기 때문이다. 최정은 15일 현재 2할4푼5리에 그치고 있다.
이를 "처음 느껴 보는 생소한 경험을 하는 중"이라고 표현한 최정은 "공갈포보다는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싶다"고 강조했다. 3할 타율에 20홈런을 기록, 컨택 능력과 중장거리형 타자 조합을 일컫는 말이다. 실제 최정은 2010시즌 3할-20홈런, 2011시즌 3할1푼-20홈런을 기록했다.
최정은 4년전인 지난 2008시즌에도 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있다. 시즌 초반 최정의 방망이는 뜨거웠다. 5월까지 41경기에서 3할3푼6리의 타율을 기록했을 정도였다. 이 때문에 4번 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잘나가던 최정에게도 고민거리가 있었다. 바로 홈런이었다. 최정은 5월까지 단 1개의 홈런도 때려내지 못했다. "홈런을 많이 치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된다"는 최정이었다. 타율과 홈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최정은 김재현(요미우리 연수)에게 진지하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김재현은 '3할 타자와 두자리수 홈런을 치는 타자' 중 하나를 택일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결국 최정은 그 해 12홈런에 3할2푼8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지금과는 완전히 정반대 되는 고민거리다.
최정은 "하체 턴을 빨리 하려고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또 근육량이 늘었다"면서도 "몸쪽은 배트가 잘 나오는데 문제는 바깥쪽이다. 힘있게 날려야 하는데 잘안된다"고 아쉬워했다.
그렇다고 해서 가파른 홈런 페이스가 딱히 싫은 것은 아니다. 최정은 '2할8푼에 40홈런, 3할에 20홈런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40홈런"이라고 싱긋 웃었다. 이어 "타자라면 홈런왕을 꿈꾸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해 타격에 관한한 끝없는 욕심을 드러낸 최정이었다. 최정은 이날 경기에서 홈런 없이 2루타 2개를 쳤다. 과연 타율은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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