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G째 무승’ 사도스키, 불운인가 부진인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5.16 11: 19

벌써 시즌개막 후 7경기 째 승리가 없다. 라이언 사도스키(30,롯데 자이언츠)는 15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두는데 실패했다. 4이닝동안 6피안타(2피홈런) 6실점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며 결국 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올 시즌 성적은 7경기 등판 36이닝 2패 평균자책점 6.00이다.
결정타는 홈런 두 방이었지만 제구난이 발목을 잡았다. 4이닝동안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허용한 사도스키는 73개의 투구수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38개, 볼 35개로 거의 1:1의 비율이었다. 특히 김민우에 만루포를 허용한 2회가 문제였다. 선두타자 박병호의 좌중간 안타, 강정호의 볼넷 이후 유한준은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여기서 사도스키는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다 결국 유한준을 사구로 내보냈다. 결국 다음 타자 김민우에 볼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에서 카운트를 잡기위해 던진 147km 직구가 실투로 이어지며 결승 만루포를 헌납하고 말았다.
롯데는 5월 들어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 특히 5월 첫 3연전이었던 목동 넥센전 이후 1승 1무 7패의 극심한 하락세다. 지난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던 사도스키의 호투가 절실했던 상황. 하지만 사도스키는 시즌 첫 승 대신 2패째를 당하고 말았다. 주형광 투수코치는 “원래 시즌을 치르면서 컨디션이 점점 좋아지는 스타일”이라고 했지만 개막 후 한 달 반이 지나도록 승리가 없는 건 개운치 않다.

과연 사도스키의 시즌 초반 부진을 어떻게 봐야할까. 앞선 두 시즌동안 사도스키는 초반 부진을 면치 못했었다. 2010년엔 7경기 째인 5월 8일에야 한국 첫 승을 거뒀고 2011년은 4월 한 달동안 부상으로 아예 개점휴업을 하다 3경기만인 5월 12일 승리를 신고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올 시즌 초반 사도스키의 페이스가 유달리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도스키는 올 시즌 ‘슬로스타터’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름대로 준비를 했다. 매년 초반 부진이 떨어지는 구위와 체력 때문이라고 판단, 올 시즌엔 2월 가고시마 캠프 합류 때 10kg정도 몸을 불려서 왔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체중을 증량한 효과를 보지는 못 하고 있다. 15일 경기에 앞서 SBS ESPN 김정준 해설위원은 “사도스키가 체중을 불린 게 오히려 투구 밸런스를 흐트러트리지 않았나 우려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원래 사도스키는 압도적인 구위를 내세운 투수는 아니었다. 대신 변화가 심한 공을 내세워 타자의 범타를 유도하는 스타일이다. 이런 유형의 투수는 무엇보다 제구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타자가 유인구에 속아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올 시즌 초반 사도스키의 부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2010년 K/BB(삼진/볼넷 비율) 120/54, 2011년 79/52라는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듯 사도스키의 탈삼진이 대폭 낮아졌다. 한국 타자들의 눈에 사도스키의 공이 점점 들어온다는 뜻이다. 그리고 현재까지의 K/BB는 20/22로 이제는 거의 1:1 수준이다. 결국 예전이었으면 타자들이 속았을 공을 올 시즌엔 골라내고 있고, 몰리는 승부구가 점점 맞아나가고 있다.
사도스키는 아직 자기 공을 못 던지고 있지만 불운도 겹쳤다. 7차례 등판 가운데 절반이 넘는 4번이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사도스키가 등판한 날은 타선이 침묵하거나 마운드에서 내려간 후 뒤늦게 터지는 경우가 많았다. 초반 징크스를 염두에 두고 있는 사도스키에게 계속된 불운은 마음의 짐이 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사도스키는 이미 한국무대에서 검증된 투수라는 점이다. 그리고 원래 페이스를 늦게 끌어올리는 스타일이기에 롯데는 믿고 기다리겠다는 반응이다. 무엇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만 되면 사도스키는 달라진다. 2년간 포스트시즌 성적은 3경기 14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1.93이다. 다음 등판에서 사도스키의 마수걸이 첫 승이 더욱 중요해졌다.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