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시작된 극장가 여풍이 5월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17일에는 근래 보기 드문 강렬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해 관심을 모은다. 배우 윤여정과 임수정이다. 스크린을 사로잡을 '포스의 여왕들'.
윤여정은 17일 개봉하는 임상수 감독의 영화 '돈의 맛'에서 재벌집 안주인 백금옥 역을 맡아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뼛속까지 스며든 욕망과 탐욕을 보여준다.
백금옥은 재벌집의 딸로 남편 역시 자신의 손아귀에서 쥐락펴락한다. 남편을 믿지 못해 일일히 감시 카메라로 도청과 감시를 하는가 하면, 백씨 집안의 뒷거래를 조사 하러 들어온 여검사에게 "귀엽다"라고 반응한다. 그런가하면 돈과 권력으로 젊은 육체를 범하고 탐한다. 바짝 마른 몸에서 풍겨져나오는 포스는 어마어마하다. KBS 2TV 주말드라마 '넝굴째 굴러온 당신'에서 할 말을 가슴 속으로 삼킨 채 남몰래 눈물을 흘리는 시어머니의 모습은 온데간데 찾을 수 없다.

임수정은 17일 개봉하는 '내 아내의 모든 것'(민규동 감독)으로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다시한 번 강렬한 작품을 쌓게 됐다. 20대에 그에게 최고의 영광을 안겨준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있었다면, 30대의 화려한 시작은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이 될 전망이다.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임수정은 기존의 '임수정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관객들이라면 깜짝 놀랄 만한 변신을 보여준다. 독설작렬 유부녀로 분한 임수정의 모습은 새로움 그 자체다.
영화 속 임수정이 분한 정인은 남편 두현(이선균)을 질리고 물리게 만드는 투덜이 독설가 아내로 두현과 함께 관객들도 숨이 막힐 정도로 쓴소리를 늘어놓는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외모, 완벽한 요리 실력, 때론 섹시하기까지한 매력녀이지만 입만 열면 쏟아내는 불평과 독설은 그 매력을 집어삼킨다. 두현은 이런 아내가 무서워 이혼의 '이'자도 못 꺼낸 채 옆집에 사는 카사노바에게 아내를 유혹해달라고 호소할 정도다.
자연스러운 하의실종 패션에서 팬티 속으로 엉덩이를 긁는가하면, 속옷을 벗으면서 남편 앞에서 방귀를 끼고, 아침부터 밥 먹고 있는 남편 주위에서 담배를 벅벅 피워대는 임수정의 모습은 신선하고 재미있다. 비호감 독설녀에서 매력 만점 야무진 그녀로 극과 극의 캐릭터를 달리는 임수정을 보는 재미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그것과 비슷하다. 극장가 흥행을 주도할 여배우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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