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일색이던 재벌 2세, 이렇게 다르다..'돈의 맛'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5.16 15: 54

판타지 일색이던 드라마 속 재벌 2세의 모습이 아니다. 가슴 속 아픔을 가진 차도남인 그가 평범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지닌 소녀에게 서서히 사랑을 느끼고, 결국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 소녀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순정만화 속 왕자님은 없다.  
15일 언론배급시사회를 갖고 베일을 벗은 '돈의 맛'(임상수 감독)에서 그려진 재벌 2세의 모습이 실제와 얼만큼 가까운지는 미지수나, 브라운관과 확연이 다른 것만은 확실하다. 소위 '그렇다더라'는 풍문이 실체로 완성된 영화 속 재벌 2세는 어떤 모습일까? 
'돈의 맛'은 대한민국 최상류층 백씨 집안의 탐욕과 욕망을 그린 영화. 어느 드라마 속 '막장 가족'들 보다도 끝으로 치닫는 그들의 모습은 끈끈한 혈연 관계로 맺어진 관계라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다. 특히 눈에 띄는 인물은 아들 윤철(온주완). 누나 한 명을 두고 있는 이 재벌 도련님은 귀여운 외모와 도도한 자태, (특별한 쪽으로) 빠르게 회전하는 두뇌를 지녔지만 뼛속까지 이기적이고 부도덕하다. 바닥까지 내려앉아 '세상 무서울 것이 없는' 사람과는 180도 달라 하늘 꼭대기에 있어 정말로 세상이 무서울 것 없는 인물이다. 

극중 재벌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성향을 제대로 물려받은 윤철은 미국 비지니스 파트너와 뒷거래를 일삼으며 부를 키워나간다.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 뼛속까지 재벌 의식에 중독된 그는 일반 서민들의 삶에 대한 투쟁을 비웃고 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돈이라고 확신하며 부, 권력, 섹스 등 인간의 본성과 관련된 욕구과 탐욕을 돈으로 이용한다.
그에게 가족은 자신의 부를 지켜주는 울타리가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 백씨 집안에서 그나마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누나가 회사의 사장으로 오게됐다는 말에 권력을 뺏길까봐 전전 긍긍하고, 아버지가 돈의 맛의 중독된 자신을 정화시키려 마지막 몸부림을 치자 자신의 안위에 해가 입지는 않을까를 제일 먼저 생각한다. 수갑을 찰 때에도 '아버지 때문'이라는 말을 내뱉는다.
대한민국을 돈으로 좌지우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는 자본주의에 완벽하게 물들어 미국인 로비스트를 곁에 두고 검은 뒷거래를 일삼고, 그룹의 재산을 불법으로 증여 받을 계획을 세운다. 매체를 대상으로 한 언론플레이의 능력도 뛰어나다.
그런가하면 대사를 통해 표현되는 여자 연예인과의 수많은 염문, 연예인으로 보이는 여성과의 이혼, 그리고 그 사이에서 낳은 자식들을 데려와 키우면서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 매몰찬 아버지로서의 모습이 돈에 중독된 '타락한 재벌의 삶'에 대한 하나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 하다. 
영화 속에서 가장 웃기면서도 가슴 아픈 신은 온주완과 김강우의 바닷가 격투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다 못한 도발에 백씨 집안의 충직한 비서였던 영작(김강우)이 윤철을 때려눕히려고 하나, 예상 외로 김강우가 온주완에게 한 대씩 맞을 때는 우울한 웃음이 터져나온다. 어렸을 때부터 돈으로 싸움의 기술을 배웠을 윤철에게 김강우는 여전한 '찌질이'일 뿐이다. 블랙코미디 '돈의 맛'에서 윤철은 일관적인 캐릭터로 영화의 너머, 백씨 집안의 앞날을 생각하게 하는 핵심 인물이다.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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