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틱한 인생역전의 순간이 벌어졌다. 한 번의 방출과 군 제대 후 신고선수 입단. 어렵게 잡은 데뷔 첫 타석에서 팀의 승리를 이끄는 천금 결승타를 때려내며 단숨에 복덩이가 된 선수가 나타났다. 한화 이글스가 신고선수 출신 포수 이준수의 2타점 결승 2루타를 앞세워 두산 베어스의 4연승을 저지하며 값진 승리를 따냈다.
한화는 16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두산전서 4-4로 맞선 8회초 터진 이준수의 결승 2타점 좌중간 2루타와 선발 양훈의 8이닝 2자책 호투에 힘입어 6-4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최하위 한화는 시즌 전적 12승 19패(16일 현재)를 기록했다.
반면 두산은 선발 김선우의 7이닝 3실점 호투에도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연승 행진을 3에서 멈추고 말았다. 두산의 시즌 전적은 16승 1무 12패다.

1회초 한화는 선두 타자 강동우의 우익선상 2루타로 단숨에 무사 2루 득점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선취점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한화의 선취점은 3회초가 되자 나왔다.

선두타자 정범모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강동우의 우전 안타 때 2루 베이스를 밟고 3루로 향했다가 귀루에 실패해 횡사하기는 했다. 이후 한상훈의 스트레이트 볼넷과 장성호의 포수 파울플라이로 2사 1,2루가 된 순간. 4번 타자 김태균은 상대 선발 김선우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끝에 1타점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한화가 먼저 점수를 올린 순간이다.
이후는 순조로웠다. 한화는 최진행의 좌전 안타와 고동진의 중견수 방면 안타로 연속 득점하며 3-0까지 앞서나갔다. 선취점과 함께 한화 선발 양훈은 부쩍 힘을 내며 두산 타선을 봉쇄해나갔다.
6회말 두산 공격. 두산은 1사 후 손시헌의 좌중간 안타와 허경민의 우전 안타로 1,2루 만회점 기회를 잡았다. 대타 임재철이 친 타구는 3루수 오선진 앞으로 흘러가는 땅볼성 타구였으나 오선진의 송구는 1루수 김태균의 글러브가 아닌 파울라인 밖으로 향했다. 그 사이 손시헌이 홈을 밟으며 1-3 만회점이 나왔고 1사 2,3루 상황이 펼쳐졌다. 임재철의 타구는 내야안타로 기록되었다.
정수빈의 타구는 짧은 중견수 뜬공. 그러나 중견수 고동진의 홈 송구가 엇나가며 3루 주자 허경민의 득점으로 순조롭게 이어졌다. 2-3 2사 2루에 김현수 타석. 김현수의 타구는 우익수 앞으로 흘러가는 안타가 되며 3-3 동점으로 이어졌다. 김현수는 김동주 타석에서 2루 도루를 시도했고 포수 정범모의 악송구가 겹치며 2사 3루가 되었다. 그러나 믿었던 김동주의 3루수 땅볼로 두산의 리드는 수포로 돌아갔다.
7회초 2사 3루 찬스서 장성호의 2루 땅볼로 인해 기회를 그르친 한화. 두산은 7회말 선두타자 최준석이 3루수 오선진의 악송구에 편승해 1루를 밟은 뒤 대주자 오재원의 2루 도루 성공과 이원석의 희생번트, 양의지의 볼넷으로 1사 1,3루 기회를 맞았다.
뒤를 이은 손시헌의 유격수 땅볼. 그러나 2루에서 양의지를 포스아웃시킨 한상훈이 주자와 부딪히며 1루로 송구하는 데는 실패했다. 그 사이 3루에 있던 오재원이 홈을 밟으며 두산의 4-3 리드로 이어졌다. 그러나 한화는 8회초 또다시 공격 불씨를 지폈다.
선두타자 김태균의 볼넷 출루에 이은 최진행의 좌익선상 2루타로 무사 2,3루 찬스를 잡은 한화. 안타 하나면 그대로 역전되는 순간이다. 후속 타자 고동진의 짧은 투수 앞 땅볼. 타구를 잡은 두산 계투 노경은은 스스로 공을 잡은 뒤 3루 대주자 백승룡을 태그했다. 1사 1,2루가 된 순간이다.
뒤를 이은 오선진. 악송구 두 개로 리드를 내줬던 오선진은 노경은의 공을 제대로 당겨 좌익수 방면 안타로 연결했다. 좌익수 김현수는 홈을 파고드는 최진행을 잡기 위해 송구했으나 포수 양의지가 송구를 받지 못하고 뒤로 흘렸다. 4-4 동점으로 이어진 순간이다.
하주석의 헛스윙 삼진으로 2사 2,3루가 된 순간. 타석에 들어선 이준수는 이 기회가 데뷔 첫 1군에서의 타석 기회였다. 초보 이준수는 상대 좌완 이혜천의 초구를 커트한 뒤 2구를 당겨쳤다. 앞으로 전진 수비를 펼쳤던 좌익수 김현수가 타구를 따라갔으나 이는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이끄는 2루타로 이어졌다. 6-4 한화가 재차 리드를 잡은 순간이다.
그리고 한화는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한화 선발 양훈은 7⅓이닝 동안 107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탈삼진 5개, 사사구 1개) 4실점 2자책 호투를 펼치며 시즌 2승(2패)째를 거뒀다. KIA 방출 후 군입대, 제대 후 한화 입단까지 대단한 우여곡절을 겪었던 신고선수 출신 포수 이준수는 데뷔 첫 타석에서 결승타를 때려내는 드라마를 쓰면서 또 한 명의 스타 탄생을 예고했고 마무리 대니 바티스타는 세이브와 한국야구 입문 첫 삼진도 함께 얻었다.
반면 두산의 두 번째 투수로 나선 노경은은 3실점을 떠안으며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두산 입장에서는 김현수의 홈 송구 때 크로스 플레이에 약한 양의지가 송구를 뒤로 흘린 것이 너무나 아쉬웠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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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