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하려고 하면 오히려 더 안 될 것이다. 평소처럼 하라고 강조했다”.
경기 전 포수 심광호는 연일 호투에도 5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한 이승우에게 지금까지와 똑같이 하라고 주문했다. 지나치게 승리를 의식하고 욕심을 내면 투구 밸런스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올 시즌 첫 등판에 임했던 마음가짐 그대로 마운드에 오르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이승우의 투구에는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 있었다.
LG의 좌완투수 이승우가 16일 문학 SK전에서 1⅔이닝 4실점으로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보였다. 이승우는 지난 4월 8일 삼성과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무실점투구를 펼친 것을 시작으로 평균자책점 2.63으로 호투, 올 시즌 LG가 추구하는 변칙 선발로테이션 중심에 자리했었다.

하지만 이승우는 시즌 6번째 선발등판 경기에서 특유의 제구력을 상실한 채 고전했다. 꾸준히 내야땅볼을 유도했던 직구가 높게 형성되며 장타로 이어졌고 커브·체인지업 등의 변화구도 상대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지 못했다. 1회부터 최정과 박재상에게 연속으로 1터점 2루타를 맞았고 2회에도 연타를 허용해 0-4로 뒤진 상황에서 조기강판되고 말았다.
반면 최근 4경기에서 부진했던 SK 선발투수 윤희상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선발투수 대결에서 완패한 LG는 이승우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이동현도 매 이닝 실점하면서 승리와 멀어졌다. LG는 8회초 서동욱의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타와 김용의의 좌측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로 5-8로 추격했지만 8회말 실책성 수비와 함께 추가실점, 5-9로 시즌 15패(15승)째를 당해 다시 승률 5할이 됐다.
SK에선 선발투수 윤희상 외에 타선에서 정근우·최정·박재홍·조인성이 멀티히트로 맹활약했다. SK는 1회부터 5회까지 5이닝 연속 점수를 뽑으며 응집력을 자랑했다. SK는 16승(1무 11패)을 거뒀다.
경기 후 LG 김기태 감독은 “할 말 없다”도 짧게 경기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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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