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구 실책’ 양의지, 수면 위로 떠오른 약점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5.16 21: 59

2년 전 신인왕에 젊은 주전 포수. 누가 봐도 요지부동의 주전 포수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런데 왜 2년 터울 후배에게 급격히 쫓기는 입장이 되었을까. 그 이유 중 하나가 경기에서 표면화되고 결국 팀의 역전패로 이어지고 말았다. 두산 베어스 주전 포수 양의지(25)가 결정적인 순간 포구 실책으로 인해 팀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4-3으로 박빙 리드를 달리던 두산의 16일 잠실 한화전 8회초. 1사 1,2루서 오선진의 좌익수 방면 안타가 나왔다. 그러나 2루 주자 최진행이 홈 쇄도가 다소 늦은 편이었고 좌익수 김현수의 홈 송구가 포수 양의지를 향해 날아들었다. 타이밍 상 김현수의 호송구가 동점 주자 최진행의 득점을 막을 수 있던 장면이다.
그러나 양의지는 김현수의 송구를 뒤로 흘려버리고 말았다. 결국 횡사할 뻔 했던 최진행은 무리 없이 홈을 밟았고 한화는 오선진의 동점타에 이은 신고선수 출신 이준수의 2타점 2루타로 6-4 역전승을 거뒀다.

양의지의 포구 실책은 무엇이 문제였을까. 김현수의 송구와 최진행의 홈 쇄도가 거의 비슷한 선상에서 일어나고 있어 양의지는 주자와 송구를 모두 주시해야 했다. 포수와 주자가 겹치는 크로스 플레이가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양의지는 홈으로 날아드는 송구를 받지 못하며 최진행의 동점 득점을 막지 못했다. 이는 사실 팀 내는 물론 다른 팀에서도 알게 모르게 지적된 양의지의 약점과도 관련이 있다. 바로 크로스플레이 시 주자를 확실히 막아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 야구인은 양의지의 크로스플레이에 대해 “홈 접전이 일어날 수 있는 순간에 갑자기 일어서 날아오는 송구를 미리 끊는 경우가 많다. 포수가 주자와의 홈 접전을 두려워 하는 인상이 보이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워낙 부상 위험이 큰 플레이이기도 하지만 팀 입장에서는 포수가 생각보다 빨리 빠져버리면 아쉬움이 크다. 막을 수도 있는 실점을 내주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두산은 양의지 외에도 5년차 예비역 포수 최재훈(23)이 호시탐탐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미 팀 내에서는 “포수 수비력은 양의지보다 오히려 낫다”라는 의견도 스멀스멀 올라오는 중. 긴장하지 않으면 ‘권불십년’은 커녕 ‘권불삼년’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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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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