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막강 SK 마운드의 중심으로 떠오른 좌완투수 박희수(29)가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올 시즌 박희수는 16경기에 출장해 21⅓이닝을 소화하며 3승 무패 11홀드 평균자책점 0.84로 홀드부문 리그 1위에 자리, 정우람과 함께 불펜에서 SK의 승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시즌 우타자 상대 필승카드인 투심을 통해 포스트시즌 무대까지 깜짝 활약을 펼쳐온 박희수는 올 시즌에는 슬라이더로 더 높은 자리에 올라섰다. 지난해 박희수는 우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1할3푼7리의 막강함을 자랑했지만 좌타자에게 피안타율 2할3푼2리로 좌완으로서 아쉬움을 남겼고 겨울부터 좌타 상대 필승카드인 슬라이더를 연마했다. 또한 좌타자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움츠렸던 버릇을 없애며 좌타자에 맞설 때도 우타자와 똑같이 모든 구질을 섞어 던지는 중이다. 결국 박희수는 지금까지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1할3푼8리를 기록, 좌·우 타자 모두에게 1할대 피안타율로 균형을 맞췄다.

박희수는 올해 한 단계 더 진보한 원인으로 마음가짐을 꼽으며 “사실 공 자체는 작년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굳이 잘라진 게 있다면 마운드 위에서의 마음 같다. 마운드 위에서는 최대한 긴장하지 않으려 한다. 주자가 있어도 없다고 생각하고 던지고 있다”며 “지난해 1군에 붙박이로 자리 잡으면서 자신감이란 큰 소득을 얻었다. 자신감이 생기니 맞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졌다. 올해는 작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부담 없이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박희수는 2011시즌의 활약을 바탕으로 159%의 연봉 인상률을 기록, 연봉이 27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올랐음에도 올 시즌 연봉대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박희수는 “많은 연봉을 받지 않아서 그런가보다”라고 웃으면서 “어쨌든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아닌가. 기분 좋게 생각하고 있다”며 올 시즌 자신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했다.
특급 불펜 투수로서 피해갈 수 없는 관문인 연투에 대해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팀의 마무리 투수가 엄정욱이 부진하면서 박희수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고 지금까지 5번이나 연투에 임했다. 특히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두산 3연전에선 모든 경기에 등판하기도 했다. 비록 10일 올 시즌 처음으로 실점하며 평균자책점 ‘0’ 행진이 막을 내렸지만 여전히 연투에도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박희수는 “연투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다. 사실 작년에도 일주일에 3, 4경기를 나온 적이 많다. 올해도 그냥 그대로 하고 있는 것뿐이다”면서 “두산을 상대로 첫 실점해서 그런지 두산을 까다롭다고 느끼고는 있는데 그렇다고 상대하기 마냥 힘들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사실 크게 신경 쓰이는 타자가 없다. 어느 타자가 나온다고 볼배합을 바꾼 적도 없고 특별히 어떤 구질을 더 많이 던진 적도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박희수는 올 시즌 목표였던 홀드왕을 향해 순항하고 있는 것에 만족한다면서 지금의 활약을 시즌 끝까지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이제는 타이틀 부문에 내 이름을 올릴 만큼 주축 선수가 됐지만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시즌 개막 이전부터 홀드왕이 목표였기 때문에 이것만은 꼭 해내고 싶다. 작년 이대호 선배께서 내 투심을 쉽게 공략하셨는데 올해는 어느 타자가 나와도 문제없다. 올 시즌 ‘부담 없이 하던 대로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끝까지 가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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