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9G 1승’ 롯데, 어디서부터 꼬였을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5.17 07: 06

결국 심리적 마지노선인 승률 5할까지 떨어졌다. 롯데 자이언츠는 16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즌 5차전에서 선발 쉐인 유먼이 6이닝 7실점으로 무너지며 0-8로 무기력하게 졌다. 롯데와 넥센의 안타 개수는 8개로 똑같았으나 응집력에서 차이가 있었다. 롯데는 8개의 안타 가운데 2루타도 2개를 기록했지만 산발적으로 터졌고, 병살타 2개가 나오며 스스로 주저앉고 말았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4월 순항할 때도 “(정대현이 돌아오는) 5월까지 승률 5할이 목표”라고 꾸준히 밝혀왔다. 팀 성적에는 흐름이 있기 때문에 언제 성적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이상할 게 없다는 생각. 양 감독의 ‘승률 5할’ 발언에는 지난해 초반 힘겹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뒷심을 발휘해 결국 정규시즌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는 자신감도 숨어 있었다. 16일 패배로 롯데는 14승 2무 14패, 정확히 승률 5할이 되면서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게 됐다.
최근 롯데의 부진은 심각하다. 5월 첫 3연전인 넥센과의 일전을 2승 1패로 시작한 롯데. 하지만 최근 9경기에서 롯데는 단 1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한화를 상대로 1승, 삼성을 상대로 무승부를 한 차례 수확했을 뿐이다. 문제는 4월과 비교해 큰 전력누수가 없었음에도 곤혹스러울 정도로 성적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규현이 잠시 열흘간 자리를 비웠지만 신본기가 수비에서 공백을 잘 메웠고, 김주찬은 16일에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5월 들어 찾아온 롯데의 부진은 투타 모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일단 투타 엇박자가 심각하다. 최근 9경기 롯데의 경기당 평균득점은 2.7점, 평균실점은 6.1점이다. 최다득점 경기였던 11일 한화전은 9점을 뽑았으나 15점을 헌납하며 패했다. 12일 한화에 6-4로 역전승을 거둔 경기를 제외하면 3점을 넘기지 못했다. 그 가운데 영봉패도 두 차례나 포함돼 있다.
이 기간 동안 팀 타율은 2할1푼8리로 침묵을 지키고 있고 장타율은 3할3푼까지 떨어졌다. 주자가 나간다 하더라도 불러들이지 못하고 있다. 또한 병살타도 9개가 나오며 경기당 한 개꼴을 보이고 있다.  한 때 선발 라인업에서 7명이나 3할 타율을 넘겼지만 지금은 조성환만 외롭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운드 역시 제 몫을 못 해주고 있다. 최근 9경기서 롯데 투수진의 평균자책점은 6.05다. 이 가운데 선발투수는 60⅓이닝을 소화하며 5패 평균자책점 5.78에 그치고 있다. 평균 5이닝 이상씩은 소화해 주고 있지만 대량실점이 잦다. 특히 16일 경기에선 연패를 끊기 위해 페이스가 좋은 유먼이 마운드에 올랐으나 피홈런 1개 포함 6이닝 7실점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야구에는 흐름이 있다. 갑자기 팀에 엇박자가 발생하며 성적이 떨어질 수 있다. 그 기간을 최소화하고 다시 반등해야만 강팀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롯데는 한 번 하락세를 탄 이후 좀처럼 힘을 못 내고 있다. 연패를 끊어줄 에이스가 보이지 않고 중심타선에서 해결을 못 해주니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롯데 선수단 사이에선 ‘이대호-장원준 공백’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자체를 꺼려하지만 현재로선 둘의 빈자리가 느껴진다.
롯데가 반등을 하기 위해선 결코 다급해져선 안 된다.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승수를 많이 쌓아놓았기에 최근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5할 승률을 지키고 있다. 시즌 개막 전 그렸던 밑그림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선수단의 심리적 피로도가 올라가고 있는 이때 무리한 운영이 더해진다면 부진은 장기화 될 수도 있다. 양승호 감독 부임이후 아직 한 팀에 3연패를 당한 적이 없는 롯데, 과연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분위기 반전에 가능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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