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불펜투수 가운데 가장 낫다".
KIA 신인투수 박지훈(23)의 줏가가 치솟고 있다. 흔들리는 KIA 불펜의 중심을 잡는 축이 됐다. 선동렬 감독이 가장 믿는 투수라고 인정하고 있다. 마운드 왕국이라는 KIA에서 설마 신인투수가 불펜의 핵으로 자리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박지훈은 13경기에 등판해 1패 4홀드, 방어율 1.50를 자랑하고 있다. 18이닝 동안 15안타와 7개의 사사구를 내주었다. 상대를 압도하는 투구는 아니다. 그러나 8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단 4실점만했다. 무언가 힘을 갖고 있는 투수이다.

지난 해 11월 미야자키 캠프에서 박지훈을 처음만난 선 감독은 "마운드에서 타자와 승부를 할 줄 안다. 잘하면 1이닝 정도는 막을 수 있는 투수가 되겠다"고 평가했다. 구단의 드래프트 1번 지명자로 가능성을 본 것이었다. 그러나 박지훈은 신인이었다. 기존의 베테랑 투수들과 경쟁은 버거워 보였다.
오키나와와 시범경기 실전에서도 비중있는 투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주머니 속의 뾰족한 송곳이었다. 개막과 함께 불펜이 와르르 무너지자 박지훈은 마운드에서 유일하게 제몫을 해냈다. 많은 위기를 넘겼고 선 감독의 콜도 잦아지더니 필승맨으로 자리잡았다. 선 감독은 "우리 팀의 불펜 투수 가운데 가장 구위가 낫다. 이기는 쪽에서 활용하고 있는데 잘하고 있다"고 전폭적인 믿음을 보냈다.
선 감독이 말하는 박지훈의 장점은 많다. 우선 신인인데도 차분하게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갖고 던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직구의 힘이 좋고 포크와 슬라이더 변화구의 휘는 시점이 상대 타자들을 현혹할 정도로 이상적이라는 것. 아울러 이닝당 15개를 넘지 않는 경제적 투구를 한다는 점도 평가했다. 마지막으로는 상대가 잘 모르는 잇점도 꼽았다.
박지훈은 대단히 중요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 루키 시즌이어서 힘든 점도 있고 시행착오는 물론 몸에 무리가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위기에서 경험이 쌓이고 몸집이 붙으면 스피드도 끌어 올릴 수 있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차기 소방수로의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지금 박지훈 진화의 시계는 요동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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