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파크의 수문장 이범영(23)이 출전의 날을 기다리며 칼을 갈고 있다.
부산이 최고의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어느덧 리그 8경기 연속 무패(6승 2무)다. 리그 순위도 지속적으로 올라가 우승 후보로 꼽히던 전북 현대와 성남 일화를 제치고 5위 자리까지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부산의 상승세에는 12경기 7실점이라는 철벽 수비가 바탕으로 깔려 있다. 부산은 12경기 12득점으로 경기당 평균 1골밖에 넣지 못하고 있지만 리그 최소실점 1위를 기반으로 상대적인 약팀과 비슷한 팀을 상대로는 승리, 강팀에는 무승부를 기록하고 있다.

수비도 칭찬을 받아 마땅하지만 골키퍼 전상욱의 선방도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전상욱은 이번 시즌 9경기서 단 2실점밖에 내주지 않으며 부산의 상승세에 단단히 한 몫을 하고 있다. 아무리 수비력이 좋다고 하지만 전상욱이 없었다면 부산의 상승세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전상욱이 주목을 받으면서 기존 골키퍼였던 이범영의 출전 기회는 줄어들었다. 이범영은 지난 3월 24일 부산전 이후 아직까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시즌 기록은 3경기 5실점. 당시에는 부산의 수비 조직력이 갖춰지지 않았을 무렵이기 때문에 이범영의 실력을 과소평가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이 중론.
이범영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전 청소년 시절부터 골키퍼 소집 명단에 들어 언제나 주전 경쟁을 벌여 왔다. 한때는 올림픽팀서 후배 김승규(울산)에 밀리기도 했지만 올해 초 킹스컵을 발판으로 주전으로 도약했다.
하지만 최근 부산에서 출전하지 못하면서 올림픽대표팀에서도 기회를 잃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김승규는 리그 3경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3경기 출전 등 꾸준하지는 않지만 기회가 생길 때마다 소속팀의 배려를 받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이범영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주위에서 불안하다는 말이 지속적으로 나오고는 있지만 자신의 역할에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 "지금 출전할 명분이 없다. 7경기 동안 1실점을 하는 상욱이 형 대신 내가 나갈 수 없는 것 아닌가"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이며, "신의손 코치님 밑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컨디션도 좋은 만큼 기회만 온다면 언제든지 출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올림픽팀에서 주전 경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예전부터 주전 경쟁을 안 한 적이 없다. 프로에 와서도 그랬다. 경쟁은 언제나 있었다"며 "또한 올림픽팀에 발탁된다고 정해지지도 않았다. (홍)정호(제주)도 그렇고 현재 올림픽팀의 선수 모두가 자신이 주전이다 혹은 런던에 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단지 기회가 있을 때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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