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실책 남발’ LG, 5할 승률 사수 적신호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5.17 10: 40

LG가 수비 실책으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LG는 지난 8일 주중 3연전 넥센전 부터 8경기에서 무려 9개의 실책과 함께 3승 5패로 고전 중이다.
단순히 실책수가 많은 것에 그치지 않는다. LG는 기록된 실책뿐이 아닌 기본기 부족에 의한 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꾸준히 범하며 상대에게 경기 흐름을 내주고 있다.

16일 문학 SK전을 돌아보면 4회말 투수의 견제구를 받은 1루수는 상대 주자가 역동작에 걸렸음에도 태그 동작 조차 취하지 않아 아웃카운트 하나를 놓쳤다. 이어 투수는 상대 타자의 번트를 잡은 뒤 타자주자를 태그하는 과정에서 공을 놓쳐 실책, 위기 상황을 자초하고 말았다. 5회말에는 백업플레이 미스로 2루를 비우면서 2루 주자에게 어이없게 3루를 허용했다. 결국 이날 LG는 1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실점하며 5-9로 패했다.
사실 지난주 이전까지 LG에 ‘수비’는 패배보단 승리를 부르는 단어였다. 키스톤콤비 오지환-서동욱은 안정적으로 내야를 지켰고 외야에서 내야로 이어지는 릴레이플레이도 유연하게 이뤄져 결정적 순간 마다 홈 태그아웃을 유도했다. 최동수-이병규(7번)의 1루수 라인도 지난 시즌에 비해 포구 집중력이 월등히 높아지면서 더블플레이 마무리가 잘 됐다.
신예 투수들의 내야 땅볼 유도는 병살타로 이어졌고 야수진 전체를 활용하며 김용의, 양영동은 내외야 수비에서 자기 역할을 다했다. 전통의 라이벌전인 두산과 어린이날 3연전을 가져갈 수 있었던 것도 수비대결에서 완승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LG는 시즌 첫 23경기에서 실책 15개로 준수한 수비력을 보였었다.
하지만 어느덧 LG는 실책 23개로 한화(26개)·넥센(25개)과 함께 실책 부문 하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올 시즌 실책 10개 미만을 목표로 내세운 오지환은 이미 목표 절반에 해당하는 실책 5개를 기록했고 2루수 서동욱과 1루수 최동수·이병규(7번)도 각각 실책 2개로 내야 불안을 초래 중이다. ‘미리 준비하자’는 팀 캐치프레이즈가 마치 ‘조급함’으로 변질된 듯, 마음만 앞서는 모습이 반복해서 나오는 실정이다.
수비 실수에 대해 강경책 보다는 선수들을 포옹하는 입장을 고수했던 김기태 감독도 16일 경기 후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누구든지 수비하다가 실수는 할 수 있다. 경기 후반 리드를 지키기 위해 야수를 교체하는 일은 있어도 실책을 범했다고 시즌 중 특정 선수의 수비 포지션을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말해왔지만 16일 경기를 내주고는 “할 말이 없다”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15승 15패로 다시 한 번 5할 승률 마지노선에 놓인 LG. LG가 5할 승률을 사수하기 위해선 개막 한 달 동안 보여줬던 수비력을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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