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0년 만의 귀환이다. 그런데 너무 오래 쉬었던 것일까. 의욕이 너무 앞섰다. 그동안 '맨 인 블랙'시리즈의 컴백을 기다리며 한없이 높아져가던 팬들의 기대치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6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영화 '맨 인 블랙3(이하 MIB 3)'는 화려한 볼거리와 주연 배우인 윌 스미스 특유의 재치 등을 잘 버무려 SF 액션 블록버스터의 귀환을 알렸다. 그러나 다소 복잡한 이야기 구조가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왔다.
'MIB3'는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MIB 소속 요원 제이(윌 스미스 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거대한 우주의 비밀로 인해 모든 것이 뒤바뀌고 파트너 케이(토미 리 존스 분)마저 사라지는 최악의 상황에 봉착한 제이가 비밀을 풀기 위해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 젊은 시절의 케이(조쉬 브롤린 분)와 함께 사상 최고의 미션에 도전하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이가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여행을 하는 것이 이번 'MIB3'의 주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영화 속에선 그동안의 'MIB' 시리즈에서 봐 왔던 신기한 외계인과 더불어 1960년대를 살아가는 복고(?) 외계인들의 모습도 등장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게다가 'MIB' 시리즈의 큰 재미 요소 중 하나인 주연 배우 윌 스미스의 위트 넘치는 입담 또한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하다.
그런데 과거와 현재, 미래가 혼재하는 복잡한 이야기 구조가 이러한 재미들을 반감시키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사실 'MIB3'는 언뜻 보면 굉장히 간단한 내용이다. 제이가 과거로 돌아가 우주의 비밀을 푼다는 것이 핵심 내용. 그러나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인물과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정작 SF 액션의 '액션'은 사라지고 한 편의 드라마가 완성된 듯한 느낌이다. 106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그 많은 것들을 보여주려 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MIB'는 SF 액션 어드벤처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러한 장르의 영화는 관객들이 극장 의자에 몸을 맡긴 채 편하게 앉아 하하호호 웃기도 하고 주인공이 다칠까 조마조마하며 보는 맛을 선사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그런데 제작진의 의욕이 앞섰던 것일까. '액션'은 뒤로 물러나고 '서사'가 앞자리에 나와 있는 형국이다.
지난 7일 ‘맨 인 블랙3’ 홍보차 한국을 찾은 베리 소넨필드에게 이런 말을 전해줄걸 그랬다. "조금만 더 단순해지지 그랬어요"라고 말이다.
한편 베리 소넨필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스티븐 스필버그가 총 제작을 맡았으며 윌 스미스, 토미 리 존스를 필두로 한 배우진까지 뭉쳐 화려한 컴백을 알린 'MIB3'는 오는 24일 전 세계 동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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