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가 제 역할이니 열심히 해야죠".
22경기 연속 출루. 34세의 톱타자에게 힘든 일로 보이지만 넥센 히어로즈의 외야수 정수성은 매 경기 척척 해내고 있다.
정수성은 지난 16일 2회초 롯데 선발 쉐인 유먼을 상대로 우전안타를 때려내며 22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28경기 째 연속 출루 기록을 세우고 있는 김선빈(KIA)에 이어 올 시즌 가장 많은 연속 경기 출루다. 타율 2할8푼8리, 출루율 3할8푼9리를 기록하고 있다.

정수성에게 출루의 비결을 묻자 "그게 제 역할이니 열심히 해야죠"라는 짧지만 굵은 대답이 돌아왔다. 올 시즌 톱타자를 맡아 빠른 발을 보여주고 있는 그는 생각보다 담담했다.
그에게 '올 시즌 생각대로 잘 되고 있냐'고 다시 물었다. 정수성은 "연속 출루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팀이 이기고 있으니 잘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에게는 본인의 연속 출루 기록보다 팀의 승리가 더욱 중요했다.
올 시즌 초반 정수성을 바라보던 김시진(54) 넥센 감독은 "(정)수성이에게 바라는 것은 다른 거 없다. 나가서 열심히 뛰어주기만 하면 된다. 도루 실패를 해도 뛰라고 했다. 그게 톱타자의 역할이고 선배의 본보기"라고 말했다.
2010년 부상 이후 김민우, 장기영 등에 가려 빠른 발을 뽐낼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정수성. 그가 올해 강해진 팀의 선봉에 서서 '물 만난 고기'처럼 펄펄 날고 있다. 김 감독의 바람도 확실하게 소화해내는 '효자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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