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이 좋아져 다행이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허리 통증으로 잠시 2군에서 컨디션을 조율했던 권혁은 최근 팀내 계투진 가운데 가장 좋은 구위를 자랑한다. 16일까지 12차례 마운드에 올라 3홀드(평균자책점 0.79)를 따냈다. 특히 15일 대구 KIA전 7회 2사 만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최희섭을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하면서 위기 탈출을 이끌었다.

류 감독은 "권혁이 잘 해주면 편하다"고 했다. 상대 좌타 라인을 봉쇄하기 위한 적임자이기에. 이어 그는 "권혁이 컨디션이 좋지 않은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권혁 덕분에 이긴 경우가 훨씬 더 많다"면서 "권혁은 컨디션이 좋을때 2이닝까지 완벽히 막을 수 있다. 오른손 타자도 잘 막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05년부터 6년간 삼성 지휘봉을 잡았던 선동렬 KIA 감독 또한 "최근 2년간 공이 좋지 않았는데 이제 나아지는 것 같다"고 '옛 제자' 권혁의 최근 모습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SK와의 한국시리즈와 아시아 시리즈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한 뒤 '큰 경기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권혁. 언젠가 그는 "잘 하면 그런 말이 안 나온다. 이제부터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내가 하는 만큼 어떤 평가가 나올지 달라진다"고 했었다.
지난해의 아쉬움을 떨쳐내기 위해 전훈 캠프 내내 누구보다 열심히 땀을 흘렸던 그는 시행착오를 거쳐 서서히 정상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권혁은 최상의 구위를 선보였던 2009, 2010년의 모습을 떠올리며 마운드에 오른다.
현재로선 삼성에서 권혁의 공백을 메울 좌완 계투 요원은 없다. 말 그대로 대체 불가 선수다. 그가 무너진다면 삼성 계투진에 빨간 불이 켜진다. 류 감독이 권혁의 구위 회복을 반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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