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를 앞둔 17일 사직구장.
이날 오후 3시 훈련 시작에 앞서 롯데 양승호 감독은 선수단 전원을 불러모아 일장연설을 했다. 양 감독은 선수들에게 "작년 5월 17일도 정확히 17승 17패로 5할이었다. 잘하겠다고 부담갖지 말고 오늘이 개막전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하자"라고 격려를 했다.
4월 순항했던 롯데는 5월들어 거짓말처럼 하락세를 타고 있다. 4월달을 두산과 공동선두로 마쳤지만 5월 들어 4승 9패 1무로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다. 결국 17일 현재 14승 2무 14패, 정확히 5할 승률까지 떨어지며 공동 4위에 자리하고 있다. 양 감독은 "작년엔 4월에 그렇게 속을 썩이더니 5월들어 17일까지 10승 3패로 잘 나갔다. 그런데 올해는 반대로 4월달에 잘 나가고 지금 부진한 것 같다"면서 "결국 치고 올라올 때가 있을 것이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저조한 팀 성적에도 양 감독은 선수단에 부담을 주는 대신 '괜찮다, 잘했다'라는 말을 하고 있다. 야구라는 게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이기 때문에 괜한 질책을 하는 것보다 편하게 해 주는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양 감독은 "작년과 지금은 성적이 반대 패턴이다. 작년에 5월 17일 이후에 다시 내리막을 탔는데 올해는 그 반대로 치고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한다.
주장 김사율 역시 비슷한 반응이었다. 김사율은 "감독님께서 경기 전 선수들을 모아놓고 '작년에는 아슬아슬하게 져서 더 힘들었는데 올해는 투타 밸런스가 안 맞아 대패를 하고 있다'라고 말씀 하시면서 '지금은 바닥이니 올라갈 일만 남았다'라고 하셨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하면서 "나 역시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대신 긍정적인 말과 함께 이제부터 잘 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주로 한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성의없는 플레이를 할 때를 제외하고는 질책할 일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패배하면 롯데는 2년만에 스윕패를 당하게 된다. 그렇지만 그에 대한 부담감을 최소화하는 데 감독부터 주장까지 노력하고 있었다. 과연 롯데가 넥센을 상대로 주중 3연전 마지막 날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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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민경훈 기자,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