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잠실 데뷔전 7이닝 5K 1실점 '최고의 피칭'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5.18 06: 23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한국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잠실구장 데뷔전에서 처음으로 7이닝을 돌파한 것이다. 
박찬호는 1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두산과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위력투를 펼쳤다. 7이닝은 박찬호의 한국 무대 데뷔 최다 투구이닝. 종전에는 6⅓이닝을 2경기 던졌지만 이날은 처음으로 7이닝 고지를 밟았다. 총 투구수는 94개, 직구 최고 구속은 149km. 흠잡을 데 없는 피칭이었다. 
▲ 탁월한 위기관리능력

박찬호는 1회 시작부터 1번 타자 정수빈에게 우측 2루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후속 타자 오재원-김현수-최준석을 모두 내야 땅볼로 솎아냈다. 김현수의 땅볼 때 3루 주자 정수빈이 홈을 밟으며 선취점을 내줬지만 경기 초반 1점은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었다. 한화 타선은 2회초 곧바로 2득점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박찬호는 2회와 7회를 제외하면 매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1회를 빼고는 실점을 주지 않았다. 3회 무사 1루에서 임재철을 병살타로 유도했고, 4회 무사 2루에서는 날카로운 견제로 2루 주자 오재원을 직접 견제 아웃시켰다. 5회에도 1사 2루에서 손시헌을 삼진으로 처리한 다음 임재철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날 경기 포함 박찬호의 득점권 피안타율은 1할3푼9리에 불과하다. 규정이닝 투수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 완벽한 투구수 관리
무엇보다 투구수 관리가 완벽했다. 1회 14개, 2회 11개, 3회 11개, 4회 18개, 5회 12개, 6회 11개, 7회 17개. 이닝당 투구수가 13.4개로 이날 경기 전까지 기록한 평균 17.5개보다 4개 가량이나 줄였다. 한국 데뷔 후 가장 많은 7이닝을 던졌지만 총 투구수는 94개에 불과했다. 94개 중 60개가 스트라이크였는데 이날 25타자 중 20타자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는 등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80.0%에 달했다. 공격적인 피칭이 통한 것이다. 
박찬호의 공격적인 피칭에 두산 타자들은 말린 기색이 역력했다. 초구 승부만 5차례나 됐는데 모두 4회 이후였다. 1~3회 박찬호의 공격적인 피칭에 당하자 적극적인 초구 공략으로 맞불을 놓았다. 보내기 번트를 제외한 나머지 타석의 결과는 4타수 2안타로 좋았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5회 손시헌과 7회 이성열만이 박찬호와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을뿐 3구 이내 승부가 12차례나 됐다. 박찬호 특유의 공격적인 피칭에 두산이 완벽하게 당했다. 
▲ 팔색조 피칭
이날 박찬호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9km. 변종 직구 계열의 투심 패스트볼도 146km까지 나왔다. 그러나 94개 공 중에서 직구는 32개밖에 되지 않았다. 투심 패스트볼도 8개. 패스트볼보다는 슬라이더(26개)·체인지업(14개)·커브(14개) 등 변화구의 비율이 더 높았다. 안타 6개 중 4개를 직구 및 투심으로 맞았다. 직구보다 변화구를 결정구로 삼았는데 이게 통했다. 견제사와 도루자를 제외한 아웃카운트 19개 중 13개를 변화구를 결정구로 삼은 것이었다. 
그렇다고 변화구에만 의존한 것도 아니었다. 5회 이후 직구의 비율이 눈에 띄게 줄었지만, 7회 마지막 타자 양의지를 상대로는 공 5개 중 4개를 직구로 승부했다. 특히 4~5구 모두 바깥쪽 낮은 코스로 꽉 차는 직구 2개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4구 142km, 5구 143km. 아주 빠르지는 않지만 변화구 위주로 피칭해 오다 갑작스럽게 직구 2개로 승부했다. 양의지는 허를 찔린 표정이었고, 박찬호는 의기양양하게 덕아웃을 향했다. 박찬호의 '팔색조' 피칭에 두산 타자들이 제데로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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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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