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0-8, 1-9.
롯데 자이언츠의 이번 3연전 성적이다. 롯데는 17일 경기마저 1-9로 대패를 했다. 롯데는 넥센 히어로즈를 홈으로 불러들여 주중 3연전을 가졌다. 이미 두 판을 내준 롯데는 17일 경기를 앞두고 필승의 각오로 맞섰다. 그렇지만 마치 재방송을 튼 것처럼 경기 내용은 앞선 2경기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1-7로 패배한 대전 한화전까지 포함하면 무려 4경기 연속 무기력한 경기 끝에 패배를 당했다.
경기의 내용도 비슷하다. 일단 선발진이 나란히 무너졌다. 13일엔 송승준이 4⅓이닝 6실점, 15일엔 라이언 사도스키가 4이닝 6실점, 16일엔 쉐인 유먼이 6이닝 7실점을 했다. 이날 경기역시 선발 고원준이 4⅔이닝 9실점으로 무너졌다. 경기 초반 선발들이 무너지자 경기 흐름은 완전히 넘어갔다.

또한 타자들도 힘을 전혀 못 썼다. 4연패를 당하는 동안 롯데는 단 4득점에 그쳤다. 경기당 1득점이다. 경기 초반 선발이 무너진다 하더라도 타자들이 최소한 추격을 하는 시늉이라도 내야 다음 경기를 기약할 수 있다. 양승호 감독 역시 이날 경기 전 "만약 어제(16일) 경기서 경기 초반 타자들이 두 점만 따라갔어도 경기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워낙 점수차가 크다보니 불펜 투수들이 투입될 시간도 없었다. 필승조는 개점휴업 상태에서 구위 점검차 마운드에 오르고 있고 후보 선수들이 경기 후반을 채운다.
특히 이날 패배로 롯데는 양승호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싹쓸이패(스윕패)를 당했다. 한 팀에게 약점을 잡히면 한 시즌 내내 기세싸움에서 밀리게 된다. 그래서 스윕은 치명적이다. 때문에 양 감독은 "특정팀을 상대로 약점을 드러내면 안 된다. 그러면 그때부터 말린다"라고 강조했지만 이날 역시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지난해 롯데는 초반 주춤했지만 4연패가 가장 긴 연패였다. 그 와중에도 단 한 번도 스윕을 당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넥센에 패배하며 롯데는 주중 3연전을 모두 패했다. 참고로 롯데의 최근 시리즈 3연패는 2010년 6월 29일부터 이어졌던 대구 삼성 3연전이었다. 거의 2년 만에 싹쓸이 패배를 당한 것이다.
더욱 답답한 것은 뚜렷한 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날 경기 전 양 감독은 "뾰족한 수가 없다. 특별히 부상선수가 있어서 그런게 아니라 페이스가 떨어진 것 뿐이다. 선수들이 올라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답답한 심사를 드러냈다. 선발들이 줄줄이 무너지면 그 어떤 팀도 힘을 쓸 수 없다. 최근 10경기 1승 8패 1무를 거두고 있는 롯데의 현주소다. 과연 롯데가 KIA를 홈으로 불러들여 주말엔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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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민경훈 기자,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