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로서 마지막 기회란 기분으로 던졌다”.
LG의 베테랑 우완투수 정재복이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며 LG의 5할 승률 수성을 이끌었다.
정재복은 1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SK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등판해 6⅔이닝 동안 노히트노런했다. 총 79개의 공을 던지며 2볼넷 2탈삼진을 기록하는 무결점 투구를 펼쳤고 시즌 첫 승도 거뒀다.

올 시즌 세 번의 선발등판에서 승수를 쌓지 못했던 정재복은 직구 구속이 130km대에 형성됐지만 직구 외에 포크·슬라이더·체인지업을 다양하게 구사, SK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아 팀의 1-0 리드를 지켜냈다.
이날 승리로 LG는 시즌 16승(15패)을 올리고 이번에도 5할 승률 이상을 사수했다.
경기 후 정재복은 “정확히 며칠만인지는 모르겠는데 오랜만에 선발승을 거둬서 기쁘다. 무엇보다 제구력이 잘 잡히면서 호투할 수 있었다”며 “그동안 제구력이 안 좋아서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곤 했고 그 때마다 그나마 자신 있는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로 구사했었다. 하지만 오늘은 제구력이 좋아서 커브와 포크볼의 컨트롤도 잘 됐다”고 활약 원인을 돌아봤다.
이어 정재복은 “일단 기회 주신 감독·코치님께 감사드린다. 올 시즌 우리 팀에 좋은 투수들이 많다. 나이와 예전 실력은 의미 없는 프로 세계기 때문에 마지막 선발등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팀의 5할 승률 사수도 걸려있지만 일단 내 피칭에 집중하려 했다. 상대 타자들로 하여금 내 볼을 치게 할 생각으로 내 투구를 믿고 던졌다”고 이날 등판을 앞둔 각오와 마운드 위에서의 모습을 회상했다.
정재복은 6⅔이닝 동안 노히트노런을 달성했음에도 교체된 것과 관련해선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우리 불펜이 강한만큼 승리를 지켜줄 것이라 믿었기 때문에 교체된 후에는 오히려 편안했다”고 교체 당시 기분을 전했다.
이어 정재복은 “2010년에 팔꿈치 수술을 받았을 때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류택현 선배님도 재활을 이겨내셨기 때문에 나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재활에 매진했다. 내가 갈 길은 야구 뿐이라고 꾸준히 다짐했다”고 약 1년의 재활기간을 돌아봤다.
마지막으로 정재복은 “수술하고 나서 부모님께 잘 해드리려고 했는데 아직 그러지 못했다. 부모님께서 지금까지 고생이 많으셨다”며 “집이 인천이라 아마 부모님께서 경기장에 오셨을 것이다. 아버지께선 매번 네 공을 믿고 던지라고 하신다. 어머니가 몸이 안 좋으신데 지금까지 고생시켜 드려서 죄송하고 또 한 편으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부모님께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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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