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스키 본인은 한사코 스트레스 장염이 아니라고 강조 하더라고요".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투수 라이언 사도스키는 지난 16일 새벽 갑자기 찾아온 복통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동한 사도스키는 급성 장염 진단을 받고 링거를 맞았다. 양 감독은 17일까지 사도스키에 휴식을 취하라는 명을 내렸지만 사도스키는 넥센전을 앞두고 사직구장에 나와 가볍게 몸을 풀었다.
사도스키는 15일 넥센과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 선발로 등판, 피홈런 2개 포함 4이닝 6실점으로 시즌 2패째를 당했다. 올 시즌 아직 승리가 없는 사도스키는 팀 부진에 큰 부담을 느꼈고, 그것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급성 장염의 원인이 됐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 통역 업무를 맡고있는 박준혁 대리는 "사도스키가 본인은 결코 스트레스성 장염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먹은 게 잘못된 것 같다는데 전날 특별히 이상한 음식을 먹은 건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신 바뀐 식성이 사도스키 복통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벌써 한국생활 3년째인 사도스키는 한국음식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한국 사람들보다 맛집을 더 훤하게 꿰고 있다는 사도스키는 원정 다닐 때마다 오히려 구단 관계자들에게 그 지역의 맛집을 소개한다고 한다. 15일 경기가 끝난 뒤에도 사도스키는 매콤한 찜닭을 먹었다고 한다.
매운 음식을 즐기는 한국인들은 위염이나 장염을 달고사는 경우가 많다. 다른 나라보다 그 비율이 월등히 높다. 박준혁 대리는 "다우(사도스키의 애칭)가 입맛이 완전히 한국식이 다 됐다. 그래서 혹시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다보니 서양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고질병인 위염이나 장염이 온게 아닌가 한다"면서 "병원에서는 스트레스가 원인이 아니라 단순한 배탈이라는 진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17일 "처음엔 스트레스로 인한 급성 장염으로 알려졌지만 단순한 바이러스성 장염이었다.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은 뒤 16일 하루 휴식을 취하고 17일엔 경기장에 나왔다"면서 "현재로선 다음번 선발 등판도 거르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실 스트레스로 인한 장염을 의심하게 된 것도 사도스키였기에 가능하다. 보통 외국인선수는 본인의 성적을 챙기는게 우선인데 올해로 롯데 3년차인 사도스키는 자신이 부진하면서 팀도 함께 어려워졌다고 생각하며 자책했다고 한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그의 마음을 알고 있기에 단순한 배탈에도 스트레스성 장염이 아닌가 의심을 하게 된 것이다. 평소 사도스키는 2군에서 신인급 선수가 올라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아끼지 않고, 특히 투수들에겐 투구에 대한 비법을 전수하는 데 인색하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롯데 선수들은 이젠 사도스키를 단순한 '외인'이 아니라 팀 선배로 대접한다고 한다.
5월은 팀과 사도스키 모두에게 힘든 시기다. 과연 사도스키가 다음 번 등판에서 본인의 첫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 그의 어깨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것들이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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