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알고보니 1군 데뷔전도 '엉뚱한 유니폼'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5.18 09: 49

"아휴, 그때 정말 보는 사람은 가슴이 철렁 했다니깐".
간혹 선수들이 원정 유니폼을 챙겨오지 않아 빌려입는 경우가 있다. 지난해엔 두산 외국인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유니폼을 챙겨오지 않아 그나마 체구가 비슷했던 신경식 코치의 유니폼을 입고 나온 적이 있었다. 또한 삼성 좌완 권혁 역시 원정 유니폼을 깜박 잊어 팬이 입고 온 유니폼을 받기도 했다.
그렇지만 'BK' 넥센 김병현(33)은 짧은 한국생활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나 전과(?)가 있다. 한국무대 공식 데뷔전이었던 3월 29일 시범경기 사직 롯데전에서 김병현은 '11번 이정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나타났다. 깜박 잊고 유니폼을 챙기지 못했던 것. 그리고 지난달 27일 전남 강진서 벌어진 KIA와 퓨처스 리그 경기서 '66번 김정훈'으로 나타났다. 비로 인해 경기 일정이 변경되며 미처 유니폼을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연 김병현이 1군 데뷔전에서는 제대로 된 유니폼을 입고 등판할지 시선이 쏠렸다. 김병현은 지난 8일 목동 LG전에서 한국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1이닝 3피안타 1실점이었다. 다행히 이날은 김병현이 자신의 유니폼을 제대로 입고 등판했다.
하지만 사실 1군 데뷔전에서도 김병현은 유니폼을 잘못 입었다. 전지훈련 캠프에서 받은 유니폼을 입고 등판한 것. 등에는 '49 김병현'이라고 제대로 박혀 있었으나 다른 선수들과 미묘하게 유니폼이 달랐다. 올 시즌을 앞두고 넥센은 새로운 유니폼을 발표했는데 김병현이 전지훈련 때 받았던 유니폼은 지난해 디자인이었던 것.
지난 17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넥센 구단 관계자는 "팬들은 잘 모르고 넘어갈 수 있지만 우리는 더그아웃에서 김병현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보자마자 지난해 유니폼인 걸 알았다"면서 "단순히 지난해 유니폼을 입은 게 문제가 아니다. 전지훈련 캠프서 나눠준 유니폼은 소매 부분에 스폰서 광고가 빠져있다. 김병현이 국내 데뷔전을 치르며 온 시선이 집중되는 순간이기에 광고 효과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광고가 없는 유니폼을 입고 나갔으니 광고주로부터 항의를 받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 다행히 못 알아차린 것 같더라"고 웃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래서 김병현이 그날 등판을 마친 뒤 곧바로 유니폼을 받아 다시는 입지 못하도록 했다. 정말 그때 생각만 하면 아찔하다. 워낙 무던한 성격이라 다른 것도 모르고 그냥 입고 나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병현은 18일 목동 삼성전에서 첫 선발 등판을 가진다. 과연 이번에는 제대로 된 유니폼을 입고 등장할까. 이 질문에 넥센의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다행히 홈 경기라 제대로 된 유니폼이 라커룸에 죽 걸려 있다. 잘못 입고 나오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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