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쳤잖아. 정말 대단해".
방송인 김제동은 이승엽의 장타 본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김제동은 대구구장 장내 아나운서로 활동하면서 이승엽과 인연을 맺은 뒤 친형제 만큼 끈끈한 정을 나누는 사이다.
지난달 27일 문학 SK전 이후 손맛을 만끽하지 못했던 이승엽은 17일 대구 KIA전서 6회 세 번째 투수 김희걸의 4구째 직구(141km)를 받아쳐 좌월 솔로포(비거리 105m)를 터트리는 등 4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으로 8-4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봤던 김제동은 "오늘 야구장에 초대했는데 뭔가 작심한 것 같다"면서 "오랜만에 대구구장에 와서 반가운 얼굴도 많이 보고 승엽이도 잘 하고 삼성도 이겼으니 진짜 기분 좋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승엽과 막역한 사이다. 그렇지만 야구와 관련된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8년간 일본 무대에서 뛰었던 이승엽의 국내 무대 복귀 과정을 지켜보면서 야구에 관해서는 단 한 마디도 건네지 않았다. 이승엽이 잠시나마 마음 편히 쉴 수 있게끔 해주는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여겼다.
김제동은 9년 만에 파란 유니폼을 입은 이승엽의 모습을 바라보면 미소가 절로 나온다. "여기 와서 아주 편안해 보인다. 그리고 고참 선수로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배워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제동에게 이승엽의 올 시즌 예상 홈런수를 물어봤다. 그는 잠시 망설인 뒤 "35~40개 정도 기록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언제나 그는 이승엽에게 쉼터 같은 존재가 되길 원했다. "항상 뒤에서 지켜볼 뿐이다. 그렇다고 앞에서 볼 순 없지 않냐"고 농담을 던진 김제동은 "형 이전에 팬이다. 얼굴도 편하게 보이고 부상없이 잘 했으면 좋겠다"고 이승엽의 선전을 진심으로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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